지금은 가을 중 가장 이쁜 때!!
한옥마을부터 북한산 둘레길 따라 걷기.
늦은 오후의 가을볕이 마법을 부리는 시간이었다.
단풍이 들기도 전에 말라버린 고엽도
가을 햇살을 받으면 신데렐라가 된다.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은행나무잎에도
노랗게 가을물이 들었다.
은행나무가 이렇게 늘씬할 수가~~
마법에 걸린 신데렐라 나무들..
초월 스님의 태극기가 휘날리는 데크길을 걷고,
숲속의 라이브 카페에서 흘러 나오는 올드 팝송을 들으며
가을의 심연 속으로..
북한산 봉우리의 멋진 모습이 바라 보이는 의상봉길.
지가 무슨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나 된 것처럼..
개울가 옹벽 위에서 터덜터덜 걷고 있는 길냥이를 보았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는 고양이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냥이야 미안.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구나..
내가 아는 건 걸어야 하는 것 뿐.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가을 햇살의 마법에 걸려
가슴속에서 시냇물처럼 흐르는 노래 가사에 취해 걷다가
멧돼지 조심하라는 안내문에 급 현실 자각.
주변을 살펴보니
역시나 멧돼지가 남긴 발자국들이 많이 보였다.
등산객이 빠져나간 북한산성 상가는 고요했다.
한때 북적거렸던 아웃도어 상점이 문을 닫더니
그 자리에 카페가 속속 들어서고..
마침내 갤러리도 등장했다.
한옥마을로 되돌아갈 때는 대로 행.
마법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부지런히
우리 애마에게로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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