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신 시어머님이
위험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형제들과 함께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도 절대금지였던 병원이었는데
이럴 때에야 방문이 허용되다니..
병원에서 내어 준
일회용 방역 비닐옷을 입고..
투명한 플라스틱 가리개로 얼굴을 가리고..
신발을 감싸는 덧신도 신고..
이렇게 철저한 방역 절차를 거쳐도
한 번에 두명만 병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차례가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근 십여 년을 이곳에 지내시면서
처음 5년여 동안은 대화도 나누고
집에서 만들어 간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것도 보면서 눈을 맞추었는데,
지난 5년의 시간은
깊은 잠에 빠져드신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콧줄로 어렵사리 식사를 드시는 것을 보아야 했다.
어쩌다 병원에 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안타깝기만 했는데
설상가상 코로나까지 더해서
가끔 영상통화로 살펴본 것이 전부였으니..
행여나 가시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려고 병원에 다녀온 후
지난 5일 동안은 그야말로 초긴장의 대기상태로 지냈다.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기셔서
한숨은 돌렸지만..
이왕이면 생전에 좋아하시던
고운 꽃피는 봄날이 될 때까지 버티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