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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

미완의 솔내음 누리길 산책

by bigmama 2022. 2. 22.

지난 토요일 오후.

북한산성 계곡이나 슬슬 둘러보려고 나갔는데

팔랑팔랑 흩날리던 눈이 갑자기 마구 쏟아진다.

마음은 이미 봄을 향해 있어서였을까?

마냥 꽃비 같았던 느낌..!

 

산성입구는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구조대 차가 여러 대 윙윙거리고 있었는데

주변 상인에게 들으니 염초봉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다네.. 에구..

산에서는 늘 겸손해야 하고 행여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걸..

 

 

 

 

사고 소식을 듣고 나니 입산할 마음이 사그라져서

둘레길이나 걷기로 하고

내시 묘역 길로 총총..

한바탕 내릴 것 같던 눈은 금세 그쳤다.

 

 

 

 

길 가의 마른풀 사이로

하얀 별같은 들꽃이 반짝거렸다.

 

 

 

 

둘레길은 대로로 향하고..

우리는 목적지도 없이 마음 가는 데로 걷기로 했다.

 

 

 

 

걷는 동안 효자동에 얽힌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아하~! 이래서 효자동.

옛날 서울 효자동에 사는 박태성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부친이 돌아가신 후 이곳 북한산 기슭에 묘를 쓰고

매일 아버님의 묘를 찾아 문안인사를 드렸다네.

 

그러던 어느 날,

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나타나 매일 박태성을 등에 태워

아버님 묘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곤 했다는.

 

세월이 흘러 박태성이가 죽으니 

호랑이가 나타나 크게 울부짖었고,

며칠 뒤 박태성의 묘 옆에서 죽은 호랑이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마음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

 

 

 

 

이 미담은 조정에까지 알려져

임금이시던 고종이 이곳에 효자비를 세우고

포상까지 하셨다고 함.

 

 

 

 

마냥 직진하면 안되겠기에

도로를 건너며 유턴하여 만포 면옥 옆길로 들어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길없음> 표시가 찜찜했지만

설마 사람이 지나갈 틈도 없으랴 싶어서 그냥 직진.

 

 

 

 

가다 보니 창릉천이 보였고

개천은 한창 정비 중인 모습이었다.

으흠.. 이곳이 솔내음 누리길..!

 

 

 

 

하지만 산책로는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역시나 길 끝에서 만난 철조망.ㅋ~

 

 

 

 

눈 아래 개천이 뻔히 보이는데 내려가는 길이 없어서

강아지가 빠져나갈 구멍을 찾듯 어슬렁거리다가

다행히 엉성해진 돌담을 발견하고 간신히 개천으로 내려왔다.

 

 

 

 

이곳부터는 산책로가 제대로 연결되는 듯..

새거 내음 물씬 풍기는 징검다리를 건너 

솔내음 누리길을 제대로 걷기 시작한다.

 

 

 

 

지금은 공사 중이어서 개천이 엉망인 모습이지만

다 정비되고 나면 꽤 괜찮은 산책로가 될 듯..

 

 

 

 

 

 

 

군데군데 운동기구도 설치되어 있고,

 

 

 

 

뜬금없이 웬 마차? 했는데

이곳은 옛 마찻길로 구파발에서 의정부를 오고 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이 길은 노고산과 북한산 사이의 작은 길로

창릉천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고 하네.

 

 

 

 

우리는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고~

 

 

 

 

마차길 대신 산책로로 접어들었다.

 

 

 

 

백로와 오리가 사이좋게 노닐던 창릉천.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냥이..

 

 

 

 

솔내음 누리길은 북한산 정기가 흐르는 뱃길을 따라

한강까지 이어지는 유람길이라네.

와우~!

머잖아 이 길 따라가면 한강까지 갈 수 있으려나..

 

 

 

 

산책로 옆에는 카페와 음식점이 많아서 

맘 내키는 대로 골라 들어가는 재미도 있을 듯..



 

 

주차장을 가득 메운 자동차들..

제빵소는 여전히 손님이 많은 것 같았다.

 

 

 

 

매미골 누리길도 궁금하고..

 

 

 

 

노고산으로 오르는 입구인가..? 곰곰..

 

 

 

 

새로운 곳에서는 

제로 상태가 된 생각 속에

새로운 그림이 차곡차곡 채워지는 즐거움이 있어 좋다.

 

 

 

 

 

솔내음 누리길은 북한산로에 있는

여자만 음식점 앞에서 끝났다.(시작된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마치 환영이라도 하듯

다시 흩날리기 시작하는 눈.

상쾌한 춘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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