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로에 있는 국악사에 들렀다가 귀가하던 길.
이날 국악사에서 무용 수업에 필요한 검무용 검을 구입했는데
이제 춤추며 검까지 휘두르게 생겼다.ㅋ
돈화문 삼거리에 이르고,
버스를 타려고 길을 건너려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박물관이 있어서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서울 우리 소리 박물관.
그동안 율곡로를 지나칠 때마다 궁금했던 곳이었는데
마침 이곳에 왔으니 이참에 둘러보기로 했다.
입장료는 무료~!
실내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한옥 도서관 같은 느낌..!
좌석마다 헤드폰이 구비되어 있고,
아주 편안한 자세로 감상할 수 있도록
평상형도 마련되어 있었다.
난 창밖으로 나지막한 기와 담장이 보이는
입식 원형 테이블에 앉았다.
먼저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각 좌석마다 마련된 모니터를 보면서
원하는 지역을 터치하면 된다.
난 경기도 터치~!
그랬더니 경기도 소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대표곡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맘에 드는 곡을 터치하니 구수한 옛 소리가 들린다.
신기, 신기~!
IT 선진국 우리나라 만세!
전라도에도 들어가 귀에 익숙한 강강술래도 들어보고~!
소리 감상실 옆 전시실에는
제주 민요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지하 1층 관람실.
그림 속 화면을 보고
원하는 소리를 선택하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이 어르는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마치 자장가를 듣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이곳에서는 지붕에 기와를 얹을 때 부르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리 박물관에서 소개하는 소리는
토속적인 순수 향토 민요여서
대부분이 생소하였고 처음 듣는 소리였지만
그 음색과 리듬이 전혀 낯설지는 않았다.
동해 명태잡이와 서해 조기잡이, 남해 멸치잡이 때
부르던 소리도 있다.
스피커를 귀에 대고
바다에서 일하며 불렀던 소리를 들을 때는
마치 커다란 소라껍질을 귀에 대고
파도 소리를 들을 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곳은 놀이 때 부르던 소리를 모아놓은 코너.
스피커 모형 속에 담긴 영상을 보며 소리를 들으니
더 실감 나더라는.
상여 나갈 때 부르던 소리들..
영상과 모형으로 의례도 재현해 놓았다.
고되고 힘든 삶 속에서 함께 부르는 소리는
큰 에너지가 되어
고된 노동을 놀이로 승화시켰다.
점점 사라져 가는 향토민요를 보존하며
잊혀져 가는 우리 소리를 후세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소리 박물관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싶었다.
소리는 우리 조상의 삶의 애환이 담긴
진정한 무형 문화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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