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광화문 글판에 올려진 가을편 시는
신달자 님의 <가을 들>이다.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하고
다시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한 후의
가을 들을 보라.
극도로 예민해진 저 종이 한 장의 고요
바람도 다소곳하게 앞섶 여미며 난다
실상은 천년 인내의 깊이로
너그러운 품 넓은 가슴
나는(飛) 것의 오만이
어쩌다 새똥을 지리고 가면
먹물인가 종이는 습자지처럼 쏘옥 빨아들인다.
이런 넉넉한 종이가 있나
다 받아 주는데도 단 한 발자국이 어려워
입 닫고 고요히 지나가려다
멈칫 서 떨고 있는 초승달.
광화문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한 친구가 그동안 광화문 광장에 나와보지 못했다며
모처럼 광화문 광장을 걸어보고 싶단다.
귀갓길에 함께 광화문 광장을 걸었다.
분수가 물을 내뿜고 있고,
분수터널에 들어가면 물을 맞을까 안 맞을까..
결론은 no ploblem~!
광화문 광장은 이제 완벽한 시민의 쉼터가 되었다.
경복궁은 관광객으로 늘 붐빈다.
월대가 개방되었어도 아직 둘러보지 못했기에
월대 모습이 제일 궁금했는데
나처럼 궁금했던 사람들이 많았는지
월대 앞은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새로 복원된 광화문 금색 현판.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근정문은 들어가지 않았다.
히잡을 쓴 외국여성들에게도 천사의 날개옷이 된 한복.
100년 만에 제자리에 선 광화문 월대는
생각보다 길고 넓었다.
새로 복원된 난간은 신구의 묘한 조합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잘 어우러지리라고..
비로소 짝을 맞춘 동물 조각상.
이 동물조각상 한 짝이 호암미술관에 있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삼성가의 예술품 사랑이 나라를 도왔다.
광화문 앞에 있던 해치도 비로소 제 자리를 잡고,
비록 일직선 도로가 휘어지고 도로가 좁아진 탓에
다소 교통이 혼잡해졌어도
왕의 길이었다는 월대가 복원되니
경복궁의 위엄이 제대로 갖춰진 것 같았다.
월대를 내려오며 바라본 광화문 광장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백성들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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