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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한파여도 즐거웠던 홍제천 산책

by bigmama 2023. 12. 20.

 

한파가 몰아친 지난 일요일.

날씨가 추워서 집콕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홍제천이나 살살 걷자고 부추긴다.

 

처음엔 안 가겠다고 했다가

에이~집에 있으면 또 뭐 하나 싶어

꽁꽁 싸매고 따라나섰다.

 

 

 

 

 

집을 나선 시각은 오후 3시쯤.

짧은 해는 그새 서산으로 많이 기울어져서

산책하기엔 조금 늦은 시각이었지만,

 

 

 

 

 

코끝이 아려오는 추위에도

제 세상을 만난 듯한 청둥오리의 

부지런한 발놀음에 기분이 경쾌해졌다.

 

 

 

 

 

개천을 어슬렁거리는 백로도 보이고,

 

 

 

 

 

요즘 홍지문 부근의 개천은 공사가 한창이어서

산책로는 통행 불가.

 

 

 

 

 

대신, 홍지문을 통과한 후

다시 산책로로 건너갔다.

 

 

 

 

 

옥천암 앞 개천에는 살얼음이 얼었고

살얼음을 피해 물놀이하는 오리 떼가

유유자적 노닐고 있었다.

 

 

 

 

 

얘네들은 발도 안 시린 지..

뜬금없는 오리 발 걱정..!

 

 

 

 

 

그늘에 가려진 개천은 더욱 춥게 느껴지고..

 

 

 

 

 

 

 

 

요즘은 홍제천 오리들도

사람이 건네는 먹이 맛을 알게 되었는지

개천에 가까이 다가가면 사람 곁으로 우르르 몰려든다.

 

지난번에 산책하다가 한 할머니가 징검다리에서

먹이를 던지는 걸 목격하고

다음엔 나도 홍제천 산책할 때 먹이를 챙겨 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만 깜빡했다.

 

야생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개천이 얼어붙는 겨울만이라도 

배불리 지내게 하고 싶은 마음.

그때 할머니는 건빵을 챙겨 오셨다고 했다.

 

 

 

 

 

이곳은 홍제천에서 유일하게 복개되어 있는 구간이다.

 

 

 

 

 

백로도 아늑한 이곳이 좋은 듯..

 

 

 

 

 

그랜드 힐튼 호텔 앞.

교각에 걸려있던 짝퉁 명화는 오래전에 철거되었다.

 

 

 

 

 

오늘은 인공폭포까지!

 

 

 

 

 

날이 추우니 전망대도 텅 비어있고,

 

 

 

 

 

예전에는 동절기가 되면 폭포도 스톱이었는데

올해는 계속 가동되는 듯,

흐르는 폭포수가 얼어붙어 폭포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3층으로 올라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폭포 감상.

 

 

 

 

 

오늘은 폭포 멍..!

동양화에서나 봄직한 폭포의 환상적인 자태는

오늘 산책의 큰 선물이었다. 

 

 

 

 

 

흐르는 폭포수 따라

오색 무지개가 광채를 발했는데

아쉽게도 사진에는 안 찍혔다는.

 

 

 

 

 

집에서 폭포까지 1만 700보.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이 순간은

나중에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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