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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가을비 내리던 장충단 공원

by bigmama 2023. 12. 12.

 

친구들과 남산을 걷기로 했던 날.

고운 단풍 보기는 애저녁에 포기했어도

깊은 가을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서 택했던 남산길이다.

 

장충동에서 점심을 먹고 남산을 걷기로 했는데

공교롭게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일정을 바꾸려다가

일단 동대입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후에 내릴 거라던 비는 일찌감치 부슬부슬 내리고..

 

 

 

 

 

장충동에 왔으니 오랜만에 족발을 먹어보자며

족발집을 기웃거렸는데

남편과 수십 년 전에 몇 번 들렀던 족발집이 어디인지

도통 기억이 가물가물..

 

 

 

 

 

                     친구들과 족발집에 온 건 처음이었다.

 

 

 

 

 

이럴 때 막걸리도 먹어보자며 친구가 따라 준 

막걸리 한잔을 받아 들고 보니

자유로운 이 나이가 더 좋아진다.

이 날 막걸리 먹은 건 남편에겐 비밀..!ㅋ

 

 

 

 

 

식사가 끝나도 비는 계속 내려서

남산길 걷기는 포기하고

옆 빌딩에 있는 카페로 들어갔는데

인테리어가 무척 고급스러웠다.

 

 

 

 

 

럭셔리 브런치 카페 TWELVE.

 

 

 

 

 

우리는 식사를 이미 했기에

창가 쪽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는 산미가 강했지만 깔끔해서 좋았다.

 

 

 

 

 

 

 

 

남산길을 못 걸었으니 장충단 공원이라도 산책해야지.

볼일이 있는 친구는 먼저 떠나고

세 명이 산책에 나섰다. 

 

 

 

 

 

부슬비 내리는 장충단 공원.

 

 

 

 

 

 

 

 

카페 haus는 산책 후 들어가기로 했다.

 

 

 

 

 

공원은 가을 끝자락의 내음이 물씬한데,

 

 

 

 

 

어느 여름날 아빠와 공원에서 아이스께끼를 먹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때 장충단 공원은 큰 운동장 같았는데..

 

 

 

 

 

지나가 버린 건 그리움..!

 

 

 

 

 

한옥 카페 haus는 가끔 장충단 공원을 산책할 때

보기만 했는데

이번에 처음 들어가 보았다.

 

 

 

 

 

아담한 실내에는 고즈넉했던 공원과 달리

손님들이 많았다.

 

 

 

 

 

커피는 이미 마셨기에

우리 아빠가 즐겨드셨던

계란 동동 띄운 쌍화차 주문..!

 

 

 

 

 

쌍화차가 맛이 진해서

마치 보약 한 사발을 마시는 것 같았다.

차 값은 내가 냈음.

 

 

 

 

 

 

 

 

 

 

 

낙엽이 산책로에 깔리니

마치 가을이 배웅해주는 것 같았던 기분..!

 

 

 

 

 

거리 위에도 노란 은행잎이 소복 소복..

 

 

 

 

 

경복궁역에 당도하니 비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아직은 설익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함박눈처럼 쏟아져 내리던 설익은 은행잎..!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

이럴 거면서

왜 그리 일찍 가을을 쫓아 버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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