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눈이 참 자주도 내린다.
모처럼 대낮에 눈이 펑펑 내리던 날,
흩날리는 눈발을 헤치고 편안히 걸을 수 있는 우이령으로 go~!
지난번에 내렸던 눈이 녹기도 전에
다시 하얗게 쌓인 눈.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송이 하얀 눈을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하얀 눈 위에 찍힌 발자국 위로
눈이 소복히 쌓여가고,
우리도 발자국 콕콕 새기며.. 앞으로 총총..
적막한 산 속 길을 걸으니
사락사락 눈 내리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멀리 반가운 모습이 보였다.
마치 우리를 마중이라도 나온 것 같은 착각에
반가움과 고마움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던 순간..!
안녕~!
잘 있었구나..
강아지는 경계심없이 우리들 곁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춥고 허허로운 겨울 산에서 지내는 것이 오죽하랴..
음식을 주니 정신없이 받아먹는다.
얘네들 만나면 주려고 빵을 넉넉하게 챙겨 왔는데
잘 먹으니 어찌나 다행이던지..
우리는 소귀고개까지만 올라갔다가 유턴하였다.
고개 넘어 쉼터에서 만났던 길냥이가 궁금하긴 했지만
쉼터에 눈이 많이 쌓여 있을 것 같아서
고개 아래에 있는 안전쉼터에서 쉬기로 했다.
오며 가며 많이 보았어도 처음 들어가 본
긴급재난 안전 쉼터.
자그마한 공간 안에는 일자형 의자가 놓여 있었고
스마트폰 충전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창 밖으로 눈 내리는 설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이보다 더 좋은 카페가 또 있을까..
행복한 기분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문 앞에 강아지가 보여서 깜놀..!
설마 여기까지 따라온 걸까..
강아지는 마치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쉼터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눈은 쉼 없이 내리고 있는데
눈을 맞으며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맘이 짠해서..
출입문을 열어주고 들어오기를 기다렸지만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러고는 슬그머니 사라졌다.
내려가는 길.
눈은 여전히 내리고..
길목에서 또 만난 강아지.
아까 남은 빵을 주었더니
그 모습을 본 또 다른 강아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그리고 영 다른 모습의 강아지 한 마리까지
도합 네 마리.
와우~!
이 녀석은 헤어짐이 아쉬운 듯
떠나는 우리 주위를 맴돌았다.
안녕~~
다음에 또 만나자~!
2주 후, 다시 우이령에 갔을 땐
강아지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비교적 날씨가 온화했던 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고개 넘어 쉼터에서도 길냥이는 보이지 않았다.
설마.. 무슨 일이야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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