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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

우이령에서 만난 인연

by bigmama 2024. 1. 9.

 

2024년 새해를 맞이하고

새해 둘째 날인 1월 2일.

이틀 전에 폭설이 내렸기에 산행은 포기하고

가벼이 걷자며 나선 우이령 산책이다.

 

 

 

 

 

세족시설은 꽁꽁..!

 

 

 

 

 

우이령 초입의 도로는 군데군데 눈이 녹아서

조금 질퍽했지만 그리 미끄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울퉁불퉁한 얼음판의 연속..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유격장.

 

 

 

 

 

혹시나 싶어 챙겨온 벨트형 아이젠을 착장하고,

 

 

 

 

 

두 눈 가득 오봉과도 눈 맞춤.

 

 

 

 

 

그간 우이령을 여러 번 걸었어도 늘 평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속살이 훤히 드려다 보이는 탓일런가..

의외로 경사가 꽤 있는 길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와자작 와자작..얼음이 부서지는 소리.

발밑에서 얼음이 깨지는 소리를 들으며 걸으니

묘하게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대피소 공터에서 배회하는 강아지를 만났다.

 

 

 

 

 

이 녀석은 우리를 경계하지 않았는데

많이 지치고 배고파 보였다.

 

 

 

 

 

강아지에게 간식거리를 던져주자

어디서 또 한 마리가 슬금슬금.. 

하지만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았다.

 

 

 

 

 

우리를 경계하는 것 같아 먹이를 던져 주고 돌아섰더니

그제야 다가오던 강아지.

그래.. 넌 상처를 많이 받은게지..

 

 

 

 

 

하얀 눈밭에서 별이 된 단풍..!

 

 

 

 

 

소귀고개를 넘으면,

 

 

 

 

 

우이탐방센터까지 그냥 내리막 길이다.

이곳 단풍이 참 이뻐서

지난 늦가을에도 찾아왔었지만

푸르뎅뎅하게 설익은 단풍만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인 쉼터 도착.

 

 

 

 

 

쉼터에 들어서니 길냥이가

테이블에 앉아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괜히 아는 척하다가

쫓아버리는 꼴이 될까 봐

그냥 무관심한 척.

 

 

 

 

 

따뜻한 믹스 커피로 원기를 보충하며

간식을 먹고 있는 사이,

 

 

 

 

 

언제 왔는지 고양이가 슬그머니 우리 곁에

다가와 있더라니.

 

 

 

 

 

혹시나 싶어 옆 자리에 육포를 슬며시 놓았더니

훌쩍 건너와서 정신없이 먹는다.

너도 배가 많이 고팠구나..

 

 

 

 

 

육포가 동나서 견과류를 주었더니

그건 관심도 없네.

대신, 어디서 새가 날아와 종종거리며 주워 먹었다.

 

 

 

 

 

고양이와 새는 한동안 우리 곁에서 머물렀다.

 

 

 

 

 

 

 

 

우리가 떠날 때까지

고양이는 우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다음에 만나면 날 기억할까..

 

 

 

 

 

다시 소귀고개를 오르고,

 

 

 

 

 

와자작 와자작..

아이젠으로 얼음을 부수며 신나게 걷던 내리막길.

 

 

 

 

 

좀 전에 만났던 강아지를 또 만났다.

아까는 저 아래 공터에 있었는데..

설마 여기까지 따라온 건 아니겠지..

 

 

 

 

 

시무룩한 표정이 맘에 걸려서

배낭을 뒤적여 과자 부스러기를 주었더니

세상에나 해맑게 웃는다.

 

그 모습에 어찌나 맘이 찡하던지..

부디 잘 견뎌내기를..

다음에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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