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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by bigmama 2010. 4. 29.

오전 내내 인터넷으로 천한암 장병들의 장례식을 보았다.

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 하던지...

떠나는 자나, 남는자나 서로의 가슴에 상처로 남아

그 상처 영원히 지워지진 않겠지만 어서 빨리 그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길 기원해 보았다.

 

그게..아마도...햇살이 무척이나  따뜻했던 10월의 어느날이였지?

갑작스럽게 울리는 핸드폰속 저너머의 감정없이 딱딱하게 흘러나오던

목소리..

 

"0 0인 병장님이 지금 위독 하십니다."

"어서 빨리 이쪽으로 와 주십시요.."

 

손이 떨려 전화를 어떻게 끊었는지도 모르고 머릿속엔 어서 빨리

엄마에게 알려야 하는데..라는 생각밖에 없었을때

연이어 다시 울리던 나의 핸드폰 벨소리..

 

경쾌한 핸드폰 소리가 그날따라 왜 그렇게 공포스럽게 들렸던지..

 

"0 0인 병장님이  오전 10시 50경 사망 하셨습니다."

 

무척이나 사무적으로 들렸던  둘째 오빠의 죽음..

쉰둘을 훌쩍 넘기고 이 세상을 떠난  오빠의 계급은 여전히 병장이였다.

 

스물 두살 꽃다운 나이에  제대를 코앞에 두고 마지막 휴가를 나오다가

불의의 사고로 목을 다쳐 평생을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했던 우리 오빠..

 

8형제중 둘째로서 가장 엄마를 사랑하고 아껴주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엄마는 둘째 오빠의 죽음을 가장 많이 서러워 하고 안타까워 하셨다.

 

나역시 ...

아버지 죽음이후 두번째 맞이하는 내 혈육의 죽음이였기에

그 충격은 이루 말할수 없었고 그 슬픔또한 표현 할길이 없었다.

그후 ..

불과 7-8년 전에 다시 한번 시할머니의 임종과

4-5전에 사랑하는 넷째 오빠를 그렇게 떠나 보내야만 했던 내겐

"죽음"이란 단어가 가장 고통스런 단어로 각인되었다.

 

떠나는 자는 그렇게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남는 자의 슬픔을

아는 나로서는 그 남는자의 고통과 아픔이 얼마나 큰 상처로

남는지를 가늠할수 있고  또 그 가슴에 아로새겨진 상처가

비오는 날이나 햇빛 맑은날이면  얼마나 서럽게 느껴지며

가슴속에 한 (恨 )으로 다가오는지를 알기에 

오늘 떠난 장병들의 안타까움도 안타까움이지만 남는 유족들의

서러움이 더욱 나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아들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울부짖는 어미의 모습.

다시는 느낄수 없는 남편의 체온을 그리워 하며

남편의 사진을 붙들고 우는 아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아빠를 그리워 하며 평생을

살아야 하는 저 천진 난만한 아이의 얼굴..

 

아......

모두가 한낮의 꿈이였으면 좋으련만..

 

내기억속...

낡은 저편 너머의 오빠들의 아름다운 모습처럼

오늘 떠난 장병들의 그 고운 모습들도

언젠가는 남는 자들에게 아름답고 가슴시린 추억의 한편으로

영원히 가슴속에 고이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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