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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아들과의 주말 나기..

by bigmama 2010. 5. 3.

"엄마~.. 칼 갈아 놓게 칼 어디있어요?"

"엄마~.. 리어커 타이어 바람이 빠진게 아니고 타이어가 빵구 난거예요.."

"엄마~.. 저 쪽 밭 고랑 삽으로 파서 정리 하면 되는거죠?"

 

 

"엄마" "엄마" "엄마".....

흰머리가 희긋 희긋 거리는 아들은 자신 등치 많큼 커버린 아들 앞에서

창피 한지도 모르고 틈만 나면 "엄마' "엄마"를  연신 불러대며 마치 병아리가 어미 닭을

찾듯 하루 종일 엄마를 불러 댄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난 "엄마"를 너무 찾아대는 남편의 모습이

너무 어처구니 없어 마주 앉은 아들을 보며 한마디 건넨다.

 

"얘..... 너희 아빠 너무 "엄마"를 불러 대는것 아니니?"

 

과일 한조각을 입에 베물다가 내 물음에 눈길을 돌린 아들녀석이

 내 질문에 베시시 웃으면서...

 

"네..... 좀 그렇긴 하네요.." 하고 싱겁게 대답을 한다.

 

 외아들인 남편은 시골에서 홀로 농사 짓는 어머님의 모습이 늘 마음에 걸려

시골만 내려오면 마치 어린 병아리가 엄마 품을 쫓듯 어머님의 뒷모습만

따라 다니면서 연신 어머님을 불러 댄다.

그러면서 연로하신 어머님의 손길이 미쳐 못미치는 집안 잡다한  일을 어머님께

여쭈어 가며 이곳 저곳을 손본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하루안에  모든 일을 다 끝내려는 사람처럼 한시도 어머님 곁을

안 떠나고 쉴새 없이 어머님을 불러 대며 어머님 주위를 빙빙 맴돈다.

 

그렇게 하는  남편의 모습은 어머님을 곁에서 모시지 못한 죄송함과

남자도 하기 버거운 농삿일을 어머님 홀로 하시게 한다는

죄송한 마음에 더욱 그러하리라..,

 

 

남편은.. 자타가 공인 하는 효자다

매일 어머님께 안부 인사를 여쭙고 시간만 나면 어머님을 뵈러 가족 모두를

이끌고 시골로 내려간다.

처음엔 그런 남편이 야속 하기도 하고 또 자신의 가족보다 어머님을

위하는것 같아 못내 서운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습관이 되버려서

그렇게 서운하거나 하는  감정은 없다.

외려 외며느리라고 더욱 신경써주시고 사랑해주신는 어머님께

감사 할뿐이다.

 

다만,  가끔씩 아들네 가족 왔다고 시누네 가족도 부르고 (어쩔땐 둘째 시누네 가족도 다 부르신다)

음식도   이것 저것 만들어 주시는 통에 어느새  음식은 거의 잔칫상이 되버리고 온집안은

잔치집 분위기가 되버려서 그 뒤치닥 거리하는 내가 조금 힘들뿐이지 그역시 어머님의 자식 사랑

표현 방식이며 형제간의 우애가 좋다는 증거이니 그또한 어찌하랴..

남편은 또 그러한 어머님의 모습이 행복해 보여서 좋다고 이것 저것 먹고 싶다고 일부러 만들어 달라  하기도하고..

그러다 보면 우리는 모일때마다 늘 집안이 잔치상 분위기가 되버린다.

이번 나들이는 막내 시누네만 빠졌지 큰시누네도 함께 여서 이번 역시 대가족의 모임이 되고 말았다.

 

돌아 오는 차안......

창밖을 열심히 바라보는 아들에게 내가 한마디 한다.

 

"0근아.. 엄만 네가 나중에 네 자식들 데리고 와도 할머니처럼 이렇게는 못해줘.."

"엄만.. 그냥 모든걸 간단하게 밖에서 해결할꺼야.. 그리곤 집에선

과일이나 먹고 휴식만 취하다 가게 할꺼야.."

 

가만히 운전만 하던 남편이 의아한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 왜냐면? 엄만 할머니 처럼 이렇게 음식 솜씨도 좋지 않을뿐더러..

그때 되면 네 와이프가 이런걸 힘들어 할수도 있어.. 할머니 살아계시면

우린 맨날 할머니댁에서  모일덴테 그러면 맨날 잔칫집 음식 차리듯 차려야 하고

그 뒷감당도 네 와이프가 해야 할터인데  엄마까지 그래봐라.. 그럼 니 와이프 힘들어.."

이런건 할머니대에서 끝낼꺼야 .. 난 심플하게 그냥 밖에서 다 해결 할꺼야..."

 

나의 말에 남편은 빙그레 웃으며 .....

나의 말이 의미 심장한 말임을 알듯 내 손을 꼭쥐며  한마딜 한다

 

"수고 했어..."

 

이렇게 우리의 주말은 효자 아들의 어머님 사랑과 함께 지낸 주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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