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점령한 산은 침묵만 흐른다.
앙상한 나목들은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퇴색되어 바삭마른 낙엽 사이로 하얗게 드러난 좁은 산길을 걸으며
따라 침묵의 세계로 들어갔다.
들뜨던 감성은 잠재우고
고요히 내면속에 침잠하며...
산은 썰렁하고 황량한 한겨울의 모습이었지만
산을 감도는 공기는 따스한 기운을 머금고 있다.
벌써 이 겨울도 반은 훌쩍 지나갔네...
지난 한여름 날.
탐스럽게 꽃을 피운 하얀수국이 담장에 주렁주렁거리던 모습이 인상적이던
그 집을 다시 찾아보니
수국의 아름다운 흔적은 오간데 없고...
순간 얼마나 실망했던지...
그래도 내면에는 생명수가 흐르고 있으리라.
머잖아 따스한 봄날이 오면
그 기운은 툭툭 불거져 나올 것이니...
앙상한 나뭇가지와 썰렁한 기운만이 가득한 산이긴 하지만
더 담백하고 단촐해진 자연의 삶의 모습을 보며
슬렁 슬렁 겨울산을 거니는 것도 꽤 괜찮습니다.
가까운 곳의 나지막한 동산이라도 한번 올라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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