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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추억

by bigmama 2013. 1. 26.

비온 뒤로 다시 한파가 몰려오니

연무가 싹~걷히고 맑은 빛이 천지에 가득하다.

과제를 하라는 신의 계시인가...?

근데 해가 나면 뭐하나, 날이 너무 추워서 나가기가 싫은데...

 

아쉬운데로,

집에 있는 소품에 베란다의 화초를 곁들여 빛을 담았다.

일단 과제 한가지는 해결~

 

 

 

 

 

 

 

 

 

책장 청소를 하다가

앨범을 꺼내어 들춰보며 한동안 추억 속을 거닐었다.

빛바랜 어린 시절의 사진 한장에 오래도록 눈이 머물렀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 사진인데

아마도 고궁으로 소풍(아니면 사생대회?)을 가서 찍은 사진인 듯...

그 시절의 한 소년이 생각나네.

 

초등학교 2학년때 내 앞에 앉아있던 아이였는데

그리 깔끔하지 못한 차림새로 학교를 다녔던 것 같다.

머리에는 간혹 이가 슬슬 기어다니는 게 보이기도 했고.

 

그렇지만 말도 별로 없고 개구장이도 아니고 얌전했던 아이였는데

학년이 바뀌고 반도 달라진 후에

어느 날인가부터 나에게 해꼬지를 하기 시작했다.

 

하교길에 교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교문을 나오면 득달같이 달려와서 아무런 말도 없이 나를 때리고 도망을 가곤 했는데

처음에는 얼결에 당한 터라 황당하기도 했지만

자주 반복되다보니 하교길이 그렇게 두렵고 무서울 수가 없었다.

 

급기야 엄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한동안 엄마가 하교때 나를 데리러 학교에 오셨는데

그럴때면 멀찍이서 나를 쳐다보던 그 소년의 눈망울은 까맣고 선한 눈빛이었다.

 

내가 성장하여 아동심리에 대해 알게 된 후

그 아이가 나를 많이 좋아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많이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소년은 지금 어떤 아저씨의 모습으로 살고 있으려나...

 

지금도 그 눈망울이 가끔 생각이 나곤 하는데

혹 내가 그 소년의 첫사랑이었을까...?

곰곰...

 

모처럼 혼자서 집에 머무는 주말이다보니

심심하기도 해서 별 쓰잘데없는 이야기까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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