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내 두고 먹을 완두콩 껍질까서 냉동고에 저장하기.
오이를 깨끗이 씻어 소금물 끓여 넣고 오이지 만들기.
매실 엑기스 만들기.
콩국수에 쓸 콩국물 만들기.
요 며칠동안 해놓은 살림살이(?)이다.
아참,,통마늘 장아찌도 있네.
처음 완두콩 한자루를 앞에 부어 놓고...
이걸 언제 까누...하며 덥석 사들고 들어온 걸 후회도 하고 툴툴거렸는데
마음이 그러다 보니 껍질을 까는 내내 마음이 안정되기는 커녕
옆구리까지 결렸다.
장마가 오기 전에 준비해야 하는 오이지 담그기도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담갔다.
꼭 해야 하는건 아니지만 당장 아쉬울 사람은 나,이므로...
통마늘 장아찌용 마늘을 구하는 시기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워했는데 다행이 마늘을 구할 수 있었다.
1접을 사서 겉껍질을 벗기고 식초물에 담가 삭히고 있는 중...
매실...
작년에 담구어 놓은 엑기스가 꽤 많아서
올해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해가 묵을수록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매실 10kg를 구입하여 황설탕에 재어 놓았다.
매실 꼭지를 따면서부터는
제법 꼭지따기를 즐기기 시작했는데...
간밤에 물에 담구어 놓은 서리태콩을 살짝 삶은 후
한알씩 껍질을 깠다.
물에 담구어 슥쓱 비벼가며 껍질을 벗기면 훨씬 수월했을 터이지만
한알 한알 껍질을 까면서 이젠 道까지 닦는다.
꼭 이맘 때 해야하는 일이고
잠시라도 시기를 미룰 수 없는 일이라서
마음에 부담감이 있던 일들.
하지만,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상의 일도
마음을 가지런하게 고르고 순화시키는 큰 힘이 있더랍니다.
물론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가 어떤지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상황을 혼쾌히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임하다 보니 오히려 즐거움이 생기더군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참 명언입니다.
콩국수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