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끝내고 나니
글을 올릴 소재거리가 전혀 없네요.
별 이야기거리도 안되는
아주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올리는 것이 이젠 왠지 숙쓰럽기도 하고...
여행 후
아주 조용하게 칩거하다시피 했더니
더 그런 듯 합니다.
1.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눈이 많이 내린 날 아침.
대설 예보를 듣고 식구들 출근길이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론 하얗게 쌓인 설경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맘 설레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른 밖을 내다보니
과연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 있다.
은빛 세상...
고요한 침묵이 견디기 힘들었을까
잠시 후 한바탕 바람이 불고...
그렇게 고요하던 세상이 바람결에 출렁거리며 부시시 깨어나는데
나무도 덩달아 부시시 흔들리더니
그러다가 종래는 나목이 되버린거야.
얼마나 안타깝던지...
2.
오후들어 눈 내리던 날.
거실에 앉아
더치커피의 향긋한 향을 즐기며 내리는 눈을 바라보다가
밖으로 나가서 강아지마냥 잠시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귀가해야 할 식구들 걱정에
이제 그만 내리기를 바랬다.
도로만 간신히 눈이 녹아있는데다 날도 추운데 또 내리면 어쩌누...
3.
지금 또 눈이 내리네요.
오늘은 외출해야 해서 눈이 많이 오면 곤란한데...
사람의 마음이란게 참 간사해서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도 달리 보일 수 있고 달리 생각된다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