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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엄마와 아들

by bigmama 2013. 12. 27.

어제 정오무렵쯤..

모임이 있어 외출하려는데 왠 눈이 그리도 펑펑 내리던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고 나갔는데

바람에 실려 날아다니며 쏟아지는 함박눈은 우산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우산에 가리워진 상반신을 빼곤 눈이 금새 온몸을 애워싸버린다.

이런 눈보라를 맞아보기도 참 오랜만일쎄...

 

 

 

 

 

 

 

아이들이 하나 둘 취업을 하면서

아들 월급에 부쩍 관심을 많이 갖게된 우리네 엄마들은

아들의 월급관리를 누가 하는지에 유독 제일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엄마에게 맡긴다는 딱 한명을 빼고는

관리해 주고픈 엄마들의 바램과는 달리

대부분 아들들은 엄마의 접근을 완전 차단하고 

각자 관리한다고 했다.

그리하여 엄마와 아들간의 치졸한(?) 신경전이 시작되는데...

 

나를 포함해서

아들의 월급이 얼마인지도 알지 못하는(안아르켜줘서) 엄마가 대부분이지만

꼬박꼬박 생활비를 낸다는 어느 차칸아들의 이야기에는 다들 감탄도 하고

생활비를 내라고 요구하며 아들과 자잘한 실랑이를 한다는 어떤 친구의,

아들과 주거니받거니 한 이야기 내용을 듣다보면

정말이지 한편의 코미디여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잇속에 무디고 어리숙해서 밖에 내놓고도 늘 맘조려했던 아들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나름 제 것을 확실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며

어미들은 서운한 마음 한자락씩 깔긴 했지만

 

그래도 부모를 챙기고

나름대로 한몫을 해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이제 다 컸구나..싶은 생각에 한편으론 서운하면서도 대견하여 흐뭇해지니

종내는 어미들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걸린다.

 

나역시도 이번 동유럽 여행때

잘다녀오시라며 두 아들이 건네준 두둑한 용돈을 받아들고

얼마나 감격스럽던지...(아직도 봉투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랬는데...

 

 

참...그렇게 모든 것 아낌없이 마구마구 퍼주던 어미들이

아들의 얄팍한 월급에 눈독을 들이며 치사해지고

아들과 작은 신경전까지 벌이는 이 요상한 심사를 우리도 설명하기 힘드네..

 

우리들 스스로도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아들 앞에 유치했던 행동들이 세삼 우스워서 서로 깔깔거리고 웃긴 했지만

그 밑바닥 진심은

아들의 속내를 알고 싶은 엄마의 마음인 것을,

아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에미의 마음인 것을,

아들에게 보내는 또다른 관심과 애정의 모습인 것을

아들넘들은 알랑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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