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딴엔 상추 솎아내기를 좀 쉽게 하려고
올해는 상추씨를 일렬로 뿌렸는데
싹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좁디좁은 일렬에 무더기로 피어 올랐다.
아이고~~이게 아니었는데...
그리하여 손으로 어루만질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연약한
갓 피운 여리디 연한 모를 거칠게 이곳저곳에 옮겨심었다 아닙니까..
그래놓고,
맥풀려 주저앉아버린 어린 싹이 다시 살아나기를 빌고 또 빌었는데...
생명은 참 신비롭다.
그 어린 뿌리가 땅의 힘을 받아서 꼿꼿히 허리를 세우고
한잎 두잎 새 잎이 돋아나더니
급기야는 온 밭을 연두색으로 푸르게 뒤덮었다.
무식한 주인을 만나서 많이 고되고 힘들었을텐데도
꿋꿋히 자라 준 상추가 너무도 대견스럽네..
이럴거면 애초에 그냥 마구 뿌릴 걸...
이런 역경을 이겨내며 장하게 살아 온 상추인데
여리디 연한 순을 어떤 넘이 시식을 하고 다니는지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이 넘을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것이 문제로다.
근데 분명 적상추 씨를 뿌렸는데
왜 청상추일까요...?곰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