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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사진찍기

by bigmama 2014. 6. 19.






동유럽 여행때 같이 여행했던 일행중에 사진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 있었다.

칠십 초반이신 그분은 아내와 둘이 오셨는데 커다란 DSLR을 메고 나온 폼이

인천공항에서 첫대면할 때부터 내 눈에 띄어서

여행 중에도 그분의 카메라 렌즈가 어디로 향하는지 사이사이 관심있게 지켜보기 시작했는데

조그만 미러리스를 들고 다니며 우왕좌왕 사진을 찍고 다니는 나를

그분 역시 지켜보고 계셨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작품 구상이 되었다 싶으면 셔터를 누르는 그와 달리

온갖 것에 관심을 보이고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셔터를 눌러대는 내가

딱하기도 하고 흥미롭게 보이기도 했을 거야...


사진을 찍다보니 대부분 일행의 끄트머리에 있게 되어 그 노부부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분이 어이~~하며 부인을 불러 세워

촬영을 위해 표정과 자세를 지시할 때도 아무런 불평없이 다소곳하게 그 뜻에 따라주던

그 부인의 고운 심성에 놀라기도 했었지.

진지한 촬영 탓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데도 묵묵히 응해주던 그 모델...


그 부인 역시 사진을 찍으신다고 했다.

처음엔 한동안 남편 혼자 사진 동아리 활동을 하셨는데

우연찮게 동아리 출사에 참석한 후

같이 배우기 시작했단다.

밤샘출사가 많은데 참석해 보니 여자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안되겠더라고...호호호~ 하시던..


관광 중에도 잠시 시간이 날 때면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요즘 유독 그 분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뇌리를 스치곤 한다.


아무거나 닥치는데로 찍어대는 내가 자연스런 행동이라고 했다.

처음에 누구나 다 그렇다고..그러니 보이는데로 맘껏 찍으라고...

마구잡이로 한 일년 그러다보면 더이상 안찍게 된다고...


그때는 그 말이 그리 와닿지 않았는데

요즘에야 실감하게 되네..

호기심이 적어진걸까..눈높이가 높아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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