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넉넉하게 내려주니 제일 신난 건 텃밭의 고추..!
짙은 초록빛이 빛나는 고추잎이 텃밭을 온통 뒤덮었는데
잔바람이 지나칠때마다 푸른 물결이 일렁거린다.
풍요로운 광경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
고추잎 뒤에 숨어서 바람과 술레잡기하고 있는 꽈리고추가
내 눈에 딱!걸렸는데..
여리디 여려야 할 꽈리고추가
독이 잔뜩 올라서 마치 청양고추같이 드센 모습으로 변해있다.
에구머니나...그동안 제대로 살펴주지 못했더니...
바구니를 챙기고 나가서 꽈리고추를 따기 시작했는데
겨우 10여분이 지났을라나..그새 이마에 주루룩 흘러내리는 땀방울..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희열이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아우..근데 모기들이 고추밭에 진을 치고 있었던 모양이다.
다리를 엄청 물려서리..
20여 포기에서 꽤 많은 꽈리고추를 땄다.
하나를 건네면 열을 되돌려 주는 자연의 후덕함이
그저 경이롭고 감사한..
오늘 딴건 무용반 친구들에게 한주먹씩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