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렌즈에 담은 이야기

길냥이

by bigmama 2015. 12. 11.

                                   

 

 

 

 

                                   

 

 

 

 

화단 주변을 배회하던 검은 길냥이가 지나가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돌리고 슬금슬금 자리를 피한다.

그러면서도 흘깃흘깃 곁눈질로 나를 쳐다보는데

어디서 식사를 제대로 하는지 오동통하게 살이 찌고 까만 털이

오닉스처럼 반짝이는게 참 이뻤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가까이 다가가면서 이리와~ 이리 와봐~하며 손짓을 했더니

가던 걸음을 멈추고 정자세로 앉아서 빤히 쳐다보며 눈을 맟추네..

냥이의 동그란 두눈엔 호기심이 가득했다.

누구신가요..? 이런 표정..

아니면.. 왜 그러시는데요..? 이런 표정..

 

그동안 길냥이를 무서워해서

아예 내가 피해 다녔는데

왠일일까..길냥이가 너무 이뻤다.

 

서슴없이 나를 믿어준 냥이의 영혼은

아마도 깨끗하고 맑았을거라고..

부디 영혼에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그나저나

괜스리 가던걸음 불러세워놓고선

사진만 낼름찍고 빈손을 흔들며 안녕을 고했으니

냥이가 무척 서운했을 것 같네.

 

 

 

 

 

 

'렌즈에 담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에서..  (0) 2015.12.14
노을..  (0) 2015.12.12
얼음꽃..  (0) 2015.12.04
겨울비  (0) 2015.11.29
어느 날 아침  (0) 201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