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낸 텃밭엔 초록빛의 민들레며 풀이 한창 돋고 있는데도
왜 영양실조걸린 마냥 까칠하게 보이는건지...
집을 들고 나며 보게되는 이 모습이 항상 눈에 밟히고 마음에 걸렸지만
손질하기를 미루고 미루다가 아예 올해는 그냥 쉬려니 했는데...
이 마음이 전해졌는지 땅도 맥이 풀린 듯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이니
차마 그 모습을 외면할 수 없어서
휴일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그리하여 영양분을 듬뿍 넣어 흙을 고르고 모종이식을 할 준비를 끝냈다.
흙을 고르느라 땅을 호미질하는데
아..훍냄새가 얼마나 좋던지..
땅도 사람의 온기에 힘을 얻는지
곱게 단장한 화단은 이제 생기가 도는 것 같다.
작년에 텃밭 한 귀퉁이를 내어 준 민들레가 올해도 씩씩하게 자라났는데
그 옆에 튼실한 두 뿌리가 더 늘어났다.
코딱지만한 땅인데 얘네에게 또 떼였다..
거리마다 꽃이 흐드러지는 요즘이라서
드라이브겸, 꽃구경겸, 장흥화원단지에 나갔다.
화원단지로 가는 중의 도로가엔
군데군데 노란 물감을 쏟아놓은 듯 개나리가 한창이고
벚나무 가로수도 터지기 직전의 팝콘같다.
화원 앞 노지에도 많은 화초가 나와 앉아 있다.
갓 출하된 상추모종이 있었지만 씨앗을 틔우는 게 더 재미있어서
상추씨앗을 구입하기로 했는데
화원사장님이 혼합상추씨를 권하신다.
1봉에 2천원..올해는 여러가지 상추맛을 볼 수 있을 듯...ㅎ
온갖 화초가 있는 화원 안을 둘러보다가
목련을 닮은 꽃에서 달콤한 사과향이 나는 함수화 화분 하나를 또 챙겼네.
향이 얼마나 달콤하고 맛있던지..
예전에는 사철 푸르른 관엽을 선호했는데
이제는 꽃이 피는 나무가 더 좋다.
목련을 닮은 함수화 꽃.
차를 타려다가 화원 뒤에 있는 농가의 텃밭주변에 심겨진 매화나무 발견!
코끝에 노란꽃가루까지 묻혀가며
달콤상콤한 매향을 흠뻑 맡았다.
이렇게 가까이해야 향을 느끼겠더라구요..
또 다른 농가의 벚나무 아래는
토종닭들이 유유자적이다.
닭이 노니는 이런 농가의 모습은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가까이 가도 전혀 관심이 없는 듯,미동도 하지않던 늠름한 닭 군..
벚꽃도 활~짝 피고..
목련도 활~짝 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