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주차장에 내걸린 황량한 현수막이 내 가슴을 덮어버렸다.
메아리 없는,떨림없는 그 쓸쓸한 문귀.
주룩 주룩 비가 내리는 날...
아들은 입을 꼭 다문채 멀리 긴 시선을 보낸다.
조금이라도 지 에미 걱정을 덜어준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곤 낄낄~ 웃던 아이였는데
부대 앞에 서니 어쩔 수 없이 그 애도 굳어지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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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란 것이
청춘의 시절이란 것이
때론 이쪽 끝과 저쪽 끝을 오가는 극심한 격동의 시기일 수도 있지만
모든 이 세상 일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시기라면 시기이니
그래서
더 고통스럽기도 할테지만
그러기에 더 소중하고 고귀한 시절인 것이다.
이상과 희망과 꿈과 사랑을 잠시 젖혀두고 나선 길.
강인한 인성과 인내를 배울 수 있는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고
복무 잘하길 바라며
더 씩씩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조우할 날을 기다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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