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3월 28일 )
어제밤 늦게 카사블랑카에 도착했는데
다음날 모닝콜 시간이 4시다.
잠깐 눈 부치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투어 준비..
밤새 지하 클럽에서 쿵쾅거리는 모로코 음악소리를 들으며
선잠을 자야 했는데
내 귀에는 구슬프게만 들리는 모로코 음악에
더군다나 술을 안마시고도 흥이나서 밤을 새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더랬다.
참,,모로코는 무슬림 국가여서 술을 마시지도 못할 뿐더러 살 데도 없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은 예외로 호텔에서 마실 수는 있다고 하네요.
모로코의 호텔 조식도 스페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치즈나 햄등도 입맛에 잘 맞았다.
비주얼이 생소한 건 안먹긴 했지만..
모로코의 식사가 혹여 입맛에 안맞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가이드에게서 듣고
고추장과 컵라면,김등을 준비해 갔는데
전혀 손대지 않아도 되었다.
몽롱한 정신으로 5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그리고 달려간 하산사원.
불밝힌 하산 사원은 어둠속에서 황금빛으로 빛났다.
세계 모스크중 가장 높은 하산 사원은
국민성금으로 지어졌으며 2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라고 했다.
1990년도에 지어진 사원이라서 역사적인 의미는 별로 없지만
바다 옆에 세워진데다 그 규모와 크기만큼은 놀라웠다.
아침 기도가 끝나는 7시에 미나렛 종탑의 조명이 꺼진다고 해서
새벽에 일어나 부랴부랴 달려온 곳이다.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종탑..
조명을 밝힌 미나렛 종탑 꼭대기에는 영롱한 구슬이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사원 안에는 무슬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고요가 감도는 웅장한 사원의 외부를 천천히 구경..
섬세한 연속무늬에 감탄 연발..
정교한 색조합의 타일 모자이크도 감탄스럽고..
달이 떠있던 새벽녁이었다.
고요 속에서 맘껏 사진 삼매경..
그렇게 고요속의 사원을 더듬고 있는데 하나 둘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제 기도 시간이 끝난 듯..
그리곤 순식간에 종탑의 조명도 꺼졌다..!
대부분 무슬림들이 돌아간 후 다시 적막해진 사원.
사원 옆의 드넓은 광장은 모하메드 5세 광장이다.
모하메드 5세광장을 잠시 거닐며
대서양을 타고 오는 싸한 바람도 느껴보았다.
이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게로..
아직은 새벽녁의 여명 속에 잠겨있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무대였던 Rick's 카페를 스치듯 지나며 눈도장만 찍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였다.
영화의 주 무대로 나왔던 카사블랑카에서는
정작 이 영화를 촬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카사블랑카에의 동경과 환상을 갖게 되는 건
영화에서 본 애절한 사랑에 대한
진한 여운과 감동때문일거라고..
어쨋거나 늦은 밤에 도착해서
새벽녁에 카사블랑카를 떠나게 되니
참 허탈하고 어이가 없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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