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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

동장군과 함께 서오릉 산책

by bigmama 2017. 12. 17.

창문으로 스며든 말간 겨울 햇살을 보고 있으려니

어디라도 걷고 싶어졌다.

햇살은 따사로웠지만 동장군의 서슬 퍼런 위엄이 한창인지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서오릉으로 go~~

 

 

 

 

주차장에 차를 두고 입구로 가는데도 뺨에 느껴지던 칼 추위..

그런데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이니 반가운 맘이 들었다.

 

 

 

 

그간 잘 지내셨나요~

숙종 임금님과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다.

아마도 반가우셨을 터..

 

 

 

 

한 점 티끌도 없이 맑은 겨울 하늘이 푸르다 못해 시리게 느껴졌다..

 

 

 

 

나목 사이사이로 바람이 둥지를 틀었나 보다.

머리 꼭대기에선 쉴 틈없이 윙..윙..그들만의 언어로 가득했던 숲.

 

 

 

 

숲길 깊숙히 드리워진 님의 마음을 따라가며

 

 

 

 

바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길..

 

 

 

 

소나무도 한결 가벼워진 차림이다.

 

 

 

 

그 많던 푸른 잎을 말끔히 비워낸 서어나무 숲.

그곳은 이제 바람의 영토가 되었다.

 

 

 

 

앙상한 가지 위에 흐느끼는 한 잎..두 잎..세 잎...

 

 

 

 

속살은 빙판이었던 산책로였지만

관리실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기에 전혀 미끄럽지 않았다.

 

 

 

 

그래..며칠 전에 하얀 눈이 내렸었더랬지..

 

 

 

                                                                                    동장군이 얼씬도 못할 완전 무장을 하고서..

 

 

 

 

지금은 바람의 쉼터가 된 벤취를 지나고

 

 

 

 

소나무 숲길로 가는 길

 

 

 

 

소나무 숲속은 말간 햇살이 둥지를 틀고 앉았다.

 

 

 

 

그동안 다녀보지 못했던 샛길을 걷다가 처음 보게 된 인성대군 초장지다.

이곳은 예종의 첫째 아들인 인성대군의 묘가 있던 자리인데

일제 강점기때 서삼릉으로 옮겨지고

이곳 서오릉에는 조성 당시에 만든 문석인,상석,표석이 남아 있다.

 

인성대군은 세조 7년에 원손으로 태어 났으나

3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에구..

 

 

 

 

이곳은 내가 서오릉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이다.

변함없이 푸른빛을 지닌 한겨울의 소나무가 싱그럽기만 하다.

일년 열두달 한결같은 모습의 소나무라고 과연 아픔이 없었을까..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척 하기..

아파도 안아픈 척 하기..

어쩌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이런 척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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