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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

청계천

by bigmama 2017. 12. 26.

 

 

 

 

성탄절 전야인 크리스마스 이브.

종일 내리던 비는 오후 늦게서야 잦아 들었다.

비도 그쳤으니 아름다운 야경을 보려고 오랜만에 시내 산책을 하기로 했는데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나가며 둘러 본 시내 모습이 예상외로 조용했다.

 

예전같으면 경복궁역부터 세종로까지

가로수마다 호화찬란한 트리 장식을 해놓아서

마치 꿈의 세상에 온 것 같았는데

올해는 평소와 다름없는 덤덤한 모습이었다.

 

그때는 전구의 화사한 불빛 속에 가려진 전깃줄에

몸을 칭칭 감기운 가로수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가뿐한 맨몸으로 서있는 가로수들을 보니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또 뭔지..

암튼,이렇게 이기적이라니까요..

 

 

 

 

 

광화문에서 종로 1,2가를 거쳐 인사동부터 들렀다.

인사동에도 많은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였지만 왠지 허전해 보이던 광경이었다.

반짝이는 트리가 별로 안보여서 였을까..

 

 

 

 

 

아마추어 음악가의 기타소리가 그나마 낭만을 느끼게 했던.

 

 

 

 

여기는 관철동.

옛 모습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얼핏 장소만 기억되던 거리엔

지금도 여전히 젊은이들의 발걸음으로 부산했다.

우리도 그 틈바구니에 끼어서 추억의 흔적들을 찾느라 두리번 두리번..

 

 

 

 

 

그러다가 발견한 <반쥴>.

어머나..아직까지 <반쥴>이 있었다니..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상호나마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고맙고 반갑던지..

 

지금은 와인까지 곁들이는 카페가 되었지만

음악다방이었던 그 시절에는 늘 이곳에서 친구를 만나기도 했었는데

그 시절 친구들이 이젠 할머니가 되었으니..

 

 

 

 

 

청계천에 다다르니 아름다운 조명이 눈을 사로잡는다.

 

 

 

 

커피점은 사람들로 빼곡빼곡..

나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다방에서 친구들을 만나

끝도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 했더랬는데

세월은 흘렀어도 젊은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변한 것이 없는 것 같아

슬며시 웃음이 났더랬다.

 

 

 

 

 

이제 아름다운 조명을 구경하며 청계천을 걸어갑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생각나던..

 

 

 

 

 

 

 

 

 

 

 

 

 

 

 

 

 

 

 

오랜만에 걸어보는 청계천의 야간 풍경이 기분을 좋게 했다.

화사한 조명이 눈부시게 빛나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느라 북적이던 분위기도 즐거움으로 느껴졌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고달픈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불빛에 취해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고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청계천 나들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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