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24
눈 예보가 있었지만
설마하니 이렇게 많이 내릴 줄은 몰랐다.
소담스레 내리는 눈을 바라보다가 눈이 조금 잦아들 무렵 바로 북악산 산책에 나섰다.
눈이 내린 날 산책은 한창 눈이 내릴 때이거나
바로 그친 때가 제일 아름답거든요.
화정박물관 옆길로 들어서니
아이들도 어른도 첫눈을 반기며 마냥 행복한 모습이다.
와우..하얀 세상..참..좋다..
발이 푹푹 빠지는 산길을 걸어가며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가지들이 휘청거릴 때마다
한바탕씩 쏟아지는 눈세례를 받으며 하얀 세상속으로 들어간다
에궁..갓 피어올린 노란 개나리..어쩌나..
산길을 오르며 바라 본 북한산의 설경
이제 눈은 그쳤다.
아무도 찾지 않은 백사실 약수터의 고즈넉함도 좋았다.
드디어 북악 스카이웨이.
차가 주인공이었던 북악 스카이웨이는 하얀눈이 수북히 쌓인 채
이미 지나간 발자욱들만 또렷하게 남아있다.
이길은 눈이 많이 오면 서울에서 제일 먼저 차량 통행이 금지되는 도로이다.
주인공들이 잠시 발이 묶인 틈에
느긋하게 차도를 걸으며 룰루랄라~~
바람이 한번씩 지나갈 때마다 눈세례가 쏟아져 내리고
그새 제설차가 출동하셨다.
인적없는 북악팔각정.
마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았던 북한산.
간만에 이곳에서 설경을 바라보며 맛있게 커피 한잔 하려고 했더니만
역시나 문을 닫았네..
발자국 콩콩 남기며..
이제 되돌아 가는 길..
등 뒤에서 우지끈~ 비명소리가 들리기에
뒤돌아 보니 튼실한 소나무 가지가 맥없이 부러져 내렸다.
에효..안타까운지고..
그래도 난 소나무의 이런 우직함이 좋다..
눈이 녹아내리며 지난 가을의 흔적들이 점점 모습을 드러낸다.
올때는 세상을 온통 덮어버린 흰눈때문에 안보이던 것들이었다.
아직도 영롱한 가을 빛깔..
제설차가 지나간 자국이
마치 눈세상 밖으로 나가는 출구처럼 보였다.
눈이 그친지 한시간여나 지났을까..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설화는 그새 추억이 되었다.
펑펑 내린 첫눈에 감사하며..이제 기꺼이 겨울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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