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탐방 지원센터로 되돌아 온 후,
이번에는 센타 오른쪽에 연결되어 있는 내시묘역길 구간을 마저 걷기로 했다.
이 길은 진관사로 이어진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이는 나무터널이 우거진 길.
이 구간에서 멧돼지 흔적을 많이 봤는데,
이 시각에 멧돼지는 어디메서 쉬고 있으려나..
5월 한달동안 북한산을 누볐던 녀석들이
바로 매미나방 유충이었다네.
그렇게나 득실거렸던 녀석들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서
이젠 눈씻고 찾아야 간간히 보인다.
계속 둘레길을 걸으려다가 의상봉 가는 길로 일탈~!
심호흡 한번 해야죠.
이곳에서 의상봉까지는 1.4km밖에 안되지만
무척 경사진 길이다.
초입부터 바로 경사진 길이 구불구불 나타남.
보기에는 이래도 25도 이상의 경사였음.
올라가다가 쉬기도 하면서..
나무가 내어 준 뿌리는 편안한 계단이 되어 주었다.
아낌없이 제 심장을 내어 준 나무!
정말이지 네가 아니었으면 완전 미끄럼틀 같았을거야..
의상봉 올라가는 막바지 경사로를 앞에 두고.
이제부턴 돌계단을 밟으며 올라가야 하는 길이다.
이곳 경사는 더 심해서
가다가 숨이 목구멍에 걸리기 일쑤였던 옛 생각을 떠올리며
오늘은 요기까지만.
예전에는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를 외치며
죽어도 목적지까지 다녀왔는데
이제는 기분내키는 대로, 마음내키는 대로,
몸이 맘에 들어 할 곳만 다닌다.
하산 하는 길.
이 길로 내려오면
북한산으로 오르는 차량들을 위한 도로를 만나게 되고,
우리의 산책도 끝났다.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아간 돈까스집.
늘 손님이 많은 집이라서 줄서서 기다려야 했다.
저녁 메뉴는 오랜만에 돈까스 정식과 해물 파스타.
분위기는 기대할 게 없어도 맛은 괜찮다.
둘레길만 편안하게 걷다가
모처럼 경사진 산길을 올랐더니 다리가 뿌듯해 하던,
그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던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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