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말하는 "IT강국"의 그늘에는 여러 그림자가 존재했다.
인터넷 중독에 대한 우려는 진즉부터 있어온 일이고,
특히 악플로 인한 불상사들이 메스컴에 오르내리는 현실에서..
일기가 됐건 수필이 됐건 하물며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소설에서도
글쓴이의 모습이 보인다.
외양이 아닌 마음의 모습이.
박경리님의 토지가 가슴에 남는 서사시가 되거나
마광수 교수의 글이 비난 받는다거나 하는 것처럼
독자들은 글을 보며 글쓴이의 생각이나 사고를 나름 짐작하고 가늠하기에,
작가 역시 글에 자신의 사상이나 철학,생각들을 부분 부분 담아 내기에,
글을 읽으며 그들의 생각을 짚어보는 것이고
그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는 일들도 생겨나는 것일터.
블로그에 글이랍시고 끄적여 올리고 있는 나부터도
글을 쓸 때만큼은 글과 같은 모습이고,마음이고 생각이기에
감히 내 모습이라고 단언하지만
항상 그 모습 그대로이냐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다.
나 역시 열두가지 무지개색을 품고 있는 사람이니까...
사람이란 선과 악을 함께 지니고 있어서
때에 따라,
언제든지 이리 저리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보니
어느 쪽을 더 많이 표출하느냐에 따라
악한 모습이 되거나
선한 모습이 되기도 할테다.
사이버에서 표현이 자유분방한(?) 사람들은
사이버 대화를 나누기 위해 설정된 케릭터일뿐 이라고 주장하지만
글의 형태나 표현이 과하거나 다르다는 것일 뿐
내면의 모습은 똑같으리라 확신한다.
글은 마음의 표현이고 정신이 깃든 결과물이므로
그 어떠한 글도 그 사람의 내면의 은밀한 모습일테고
현실의 모습이야 당연하니 말해 무엇하리.
사이버에서의 대화라는 구실로
현실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행동하는 것을 당연스레 여기고 (그럴수도 있겠지..)
또다른 자신의 판이한(?)모습과 행동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한다면(그럴수도 있다치자)
그렇다면...
온,오프의 상반되는 모습들을 단시간에 바꿔치기 해야하는 정서적 혼란과
그 갭은 어찌 감당하고 있는 것인지...
내 경험에 의하면
사이버에서 느낀 감정이 실생활에까지도 연장되어
어느 순간엔 날 지배하기도 했었다.
내재되어 있던 또다른 모습의 나로 행동한다는 것!
어쩌면 또다른 자신과 만나게 되는 희열이 있을지는 모르나
그 정서가 사이버에서만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까지 연장된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험악한 말들이 오가는 어느 게시판을 물끄러미 바라보자면
오염된 언어와 파괴된 언어,교묘한 입발림과 선동질과 부추김이 우려스럽다.
혹여라도,
그러한 순간들이 혹여라도
내면에 잠재워 있는 악을 갈고 닦게 되는 기회가 결코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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