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무더위에 입맛까지 잃어서
올여름 들어 두 번째 서리태 콩국을 만들었다.
요즘은 시중에서도 쉽게 콩국을 사 먹을 수 있지만
시음을 해보면 무언가 2%의 아쉬움이 느껴지기에
번거로워도 콩국은 꼭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그리 미식을 따지는 건 아니지만
입맛만큼은 상당히 보수적이어서
기억된 입맛과 다르면 왠지 잘 안 먹힌다는.
서리태를 깨끗이 씻은 후
가볍게 삶아낸 다음,
콩 삶은 물을 따로 받아내고 껍질을 어느 정도 벗겨냈다.
콩껍질에 영양이 많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부드러운 맛이 먼저니까..!
받아두었던 콩 삶은 물을 넣어 콩을 갈았다.
이번에는 베 보자기로 걸러내지 않을 거라서
최대한 곱게 갈았다.
이날 저녁 메뉴는
소면을 삶은 국수에 크림처럼 걸쭉하고 진한 콩물을 넣은 콩국수.
콩물이 어찌나 부드러운지
목으로 넘길 땐 행복하기조차 했다.
늘 먹는 한식 밥상이 때론 지루하게 느껴질 때,
콩국수는 아주 훌륭한 별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