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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텃밭 이야기

다육이 월동 준비

by bigmama 2020. 10. 23.

요즘 다육이가 물드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설악산 단풍이 그리울 겨를 없이

울긋불긋 총천연색으로 물들고 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다육이에게로 먼저 달려가

밤새 안녕했는지,

물은 얼마나 더 곱게 들었는지 살펴보는 게

이젠 커다란 행복이 되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물을 충분히 먹여서 살을 통통히 찌워야 

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하기에

아예 화분을 물에 담그는 저면관수를 하기로 했다.

 

다육이는 물과 상극인걸로만 알았었는데

이렇게 저면관수로 하루 동안 물에 푹 담가 두면

쪼그라진 잎도 팽팽해지고 아주 단단해진단다.

 

다육이는 물론이고

집에 있는 다른 화분들까지 저면관수를 해주다 보니

한꺼번에 같이 할 수가 없어서 여러 날이 걸렸다.

이 사진들은 둘쨋날 저면관수 모습.

 

 

 

 

다육이는 저마다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나이를 먹을 수록,

기온차가 클수록 이쁘게 물이 드는데

묵은 것일수록 더 아름다운 고유의 색깔을 뿜어낸다고 하니

나이를 먹어 미워지는 건 사람 포함 동물뿐인가 보다.

 

초록색 일변도의 다육이는

아주 어린 다육이거나,

묵었어도 햇빛을 제대로 못 받아서 부실해진 모습이다.

 

 

 

작년 가을에 데려왔던 베이비 핑거.

데려올 땐 녹색이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뽀얀 백분이 덮인 연보랏빛이 되었다.

아랫 입장이 쪼글거려서 지금 물 먹이는 중..

 

 

 

작년 가을에 베이비 핑거와 함께 입주한 홍미인.

동글동글한 모습이 귀여웠던 홍미인은

이번 가을볕에 커다란 화상을 입고 말았다.

에고.. 내 탓이요..

 

아직 어려서 제 색깔을 내지는 못하지만

잘 자라면 분홍빛과 살구빛이 어우러진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단다.

 

 

 

 

재작년 봄에 데려와 머릿수를 늘리기 위해

떨리는 손으로 적심 했던 흑법사도 이젠 늠름한 모습이 되었다.

 

 

 

세무리아는 봄에 새끼들을 독립시켜 주었는데

또 새로운 자구가 어미 틈 속에서 솟아올랐다.

암튼 번식력 대단..!!

 

 

 

10여 년 전, 은평 뉴타운이 개발되기 전에

구파발 일대에 있던 화원단지에서 데려온 금황성은

일반 화초처럼 마구 키웠어도 여태껏 잘 살았고

이젠 우리 집 다육이 중 최고 어르신이 되었다.

 

근데 다육이에 대해 알아갈수록 노심초사하게 되는 걸 보면

아는 게 병인 건지,

아니면 그동안 무식해서 용감했던 건지.. 곰곰..

 

 

 

 

레티지아와 염좌, 핑크 루비는 타오르는 붉은 색으로 몸을 치장하고,

백분을 뒤집어쓴 방울복랑도

동그란 잎새 끝에 초콜릿 라인이 선명해져 간다.

 

프리티의 핑크빛도 더욱 진해지고

이름 모르는 다육이의 푸른 잎끝에서 서서히 번지는 핑크빛은

또 얼마나 고운지..

점점 다육이 바보가 되는 나.

 

이제 월동준비는 끝냈으니

날이 더 추워지면 밖에서 노숙하고 있는 아이들을

집안 베란다로 들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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