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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어둠이 아름다운 밤산책

by bigmama 2021. 5. 15.

어제부터 다시 출몰했던 미세먼지가

오늘 내리는 비에 조금은 씻겨 내리려는지..

올봄에는 주말마다 비가 내리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미세먼지가 세상을 뒤덮었던 지난 금요일.

볼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출했는데

건물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북한산은 곧 질식할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보고 있는 나도 숨 막히는 것 같았던..

 

 

 

이튿날 오후.

이틀 연속 최악이던 미세먼지가

늦은 오후부터 조금씩 잦아들기에

자주 찾아가는 북한산 둘레길로 나갔다.

 

산책을 하기 전에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둘레길 부근 음식점에서 파스타와 돈가스로 저녁을 먹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달라진 게 있다면 아마 우리 남편 입맛이라고나 할까..

 

그전엔 파스타나 피자는 물론이고,

까스도 잘 안 먹던 사람이었는데

오랜 집밥 덕분인지

이젠 싫은 기색 없이 내 뜻에 선선히 응하고 있으니

개인적으론 코로나가 고마운 구석도 있다.

 

 

 

미세먼지 걷힌 하늘에 석양 노을이 드리워지며

슬슬 어둠이 깔리는 시각.

 

 

 

어디를 걸을까.. 궁리하다가 진관사로 고고.

한적해지는 저녁 시간의 그 고즈넉함이 좋아서 

선택한 길이다.

 

 

 

셋이서 문학관은 요즘 공사 중..

 

 

 

하얗게 꽃을 피웠던 도로가 벚나무는

초록잎으로 풍성히 치장하고 무심하게 객을 맞는다.

 

 

 

은은한 등불이 가지런히 불을 밝히고 있는

산사의 경내로 들어설 때면

내 안의 나와 내가 오롯하게 하나가 되는 것 같은 느낌..!

 

 

 

숲에서 들리는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마음속 잡념은 눈 녹듯 사라지고,

 

 

 

등불이 안내하는 어둠 속으로 스스럼없이 스며들게 된다.

 

 

 

어둠이 있어 빛이 빛나는 밤.

어둠 속에 울려 퍼지는 계곡 물소리는

심신을 정화시키는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선한 기운이 느껴졌다.

 

 

 

내 마음을 비추는 등불..

 

 

 

연등 길 끝에서 만나는 산중의 고요함..

 

 

 

석탑은 어둠 속에서 더 빛나고..!

 

 

 

하늘을 보니 구름이 앞을 가려

별은 보이지 않더라만.

 

 

                                                    벤치에 앉아 자연의 소리에 귀기울이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

 

 

 

 

큰 휴식이 되었던 밤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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