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초,텃밭 이야기

다육이 시집살이

by bigmama 2021. 6. 2.

며칠간 흐리고 비를 뿌리던 날씨가 오늘은 쾌청하게 개어서

환한 햇살이 너무 좋다.

햇살님아~!

장마 전까지 만이라도

계속 이래 매일 와주면 안 되겠니..?!

 

 

 

 

지난가을부터 거실 깊숙이 들어와 놀던 햇살이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해 가면서 서서히 발을 빼더니

요즘은 창틀 부근에만 머물러 있기에,

 

 

 

 

다육이에게 조금이라도 햇살을 쬐어 주고 싶은 마음에

베란다에 있던 다육이들을

해가 잘 드는 거실과 안방의 창틀에 옮겨 놓았다.

 

 

 

 

집 밖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위에 있는 다육이들.

우리 집에서 다육이에게 제일 상석이랄 수 있는 이 자리는

다육이가 물을 많이 먹어 웃자라기 시작하거나

혹은 물이 고픈 다육이에게 비 보약을 먹이고 싶을 때,

또, 햇빛이 부족해 제 색깔을 잃어버린 다육이가

유유자적 햇빛을 쪼이며 재충전하는 힐링 장소이기도 하다.

 

 

 

 

큰 나무줄기가 앞을 가로막은 자그만 베란다는

그나마 햇빛을 덜 쬐어도 되는 푸르뎅뎅한 아이들 차지.

그래도 최대한 창틀 가까이 바짝 붙여 앉혔다.

 

 

 

 

근데 요즘은 왜 그리 비가 자주 내리는지..

그동안 오는 비를 보약이라고 여러 번 빵빵하게 먹여놓았는데

자꾸 비가 내리니 이젠 독이 될 판.

 

다육이에게 최대의 적은 고온 다습한 환경이기에

비만 오면 창틀에서 베란다로 몇 번씩 들여놨다 내놨다 하고,

혹여라도 비를 맞게 되면 베란다로 옮겨

선풍기 바람을 그렇게나 쐬어 주었건만..!

 

 

 

 

창틀에서 잠깐씩 맞은 비를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통통한 잎장을 맥없이 후드득 떨군 다육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그래서 생각한 비닐 씌우기.

비가 내린다는 예보만 있으면

창틀에 걸터앉아 있는 다육이와 실외기 위 다육이에게

뽁뽁이 비닐 텐트를 씌우니

한결 편해지긴 했는데..

 

 

 

 

비닐 씌우고 걷고 하는 일이

화분을 옮기는 것보다 몸은 덜 피곤하긴 하지만

아차 하는 순간에 비를 맞히기도 하고

언제 비가 올지 몰라 일기 예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니

사서 하는 다육이 시집살이가 은근히 피곤하다.

 

 

 

 

그래도 이쁜 모습 보면 너무 좋으니..

 

 

 

 

이쁜 모습 망가지지 않게 하려고 이 애를 쓰는데

다육이가 혹독한 여름을 잘 견뎌낼지..

곧 다가올 기나긴 장마가

큰 시험을 앞둔 것만 같다.

 

'화초,텃밭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육이 수난시대  (0) 2021.07.25
축전의 대가족 이루기  (0) 2021.06.15
다육이 꽃잔치  (0) 2021.04.17
다육이 들이기  (0) 2021.03.25
다육이 봄맞이  (0) 2021.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