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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텃밭 이야기

다육이 수난시대

by bigmama 2021. 7. 25.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여름은

다육이들에게는 지옥같은 계절이어서

관리에 신경쓰지 않으면

건강한 여름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다행히 창틀에 놓아 둔 다육이들은 비교적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느닷없이 소나기가 내릴 때를 대비해

외출할 때는 뽁뽁이 비닐을 씌워두기도 하고,

 

 

 

 

혹시나 물먹고 탈 날까봐 물을 굶겨서

삐들삐들 말라가는 다육이도 여럿 보이지만

맘을 독하게 먹고 외면하고 있다.

물배 부른 다육이는 죽어도

물고픈 다육이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말을 믿으며..!

 

 

 

 

그런데요..

모두 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으나

에어컨 실외기 위에 있던 아이들은 몰골이 처참하게 변했습니다.

뜨거운 햇살을 몽땅 쬐고있던 다육이가

윗집 실외기에서 떨어진 물을 뒤집어쓰고 모습이 일그러졌어요.

함께한 삼년동안 아주 건강했던 아이였는데..

 

 

 

 

여미월도 생장점에 물이 튀어 치명상을 입었고,

 

 

 

 

통통하던 잎장이 귀여웠던 팬덴스는

누룽지처럼 노릇하게 구워지고,

 

 

 

 

베이비 핑거는 아예.. 불구덩이 속에서 나온 것 같은 처참한 모습.

염소뿔도 녹인다는 대서의 폭염으로 한순간에 이렇게 돼버렸네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거 같은데

예전의 이쁜 모습으로 되돌아오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런지..

 

 

 

 

쌍둥이 마냥 사이좋게 자라던 바닐라비스는 

무름병이 와서 한쪽을 잘라내야하는 아픔을 겪었고..

 

 

 

 

뜨거운 열기에 뜸 들여져 초록 초록했던 잎이

노랗게 변한 다육이도 있고.

 

 

 

 

데스매치아는 갑자기 껑충 웃자라면서

모딜리아니의 목이 긴 여인처럼 되버렸다.

외모가 뭔 대수랴..

그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연일 35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에는

창틀에 있는 다육이도 화상을 입을 것 같아서

빨래망을 씌워주고 있다.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어도  혹시나 싶어 적심을 하긴 했는데

수관 상태가 영 신통치가 않지만

그저 자연에게 맡기기로 했다.

 

매일 눈 맞춤하던 다육이들이

한 순간에 무너진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긴 했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냥 날씨 탓이라..!!

 

가는 아이는 쿨하게.. 보내고..

버틴 아이는 예쁘게.. 나랑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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