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간간히 소나기가 내리더니 엄청 후덥지근해졌다.
모처럼 아침부터 흐렸던 일요일.
오늘은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하기에
혹 입산이 금지될지도 모를 북한산 대신 서오릉을 걷기로 했다.
습기를 머금은 연둣빛 잔디가 시원해 보인다.
이럴 땐 눈과 피부의 괴리가 엄청나다는.
오랜만이야요~임금님.
날씨가 너~무 덥네요.
보랏빛 깃발을 흔들며 반기는 비비추.
무덥고 습한 날씨였는데도 산책 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오전이었는데도 시원한 느낌이라곤 1도 없는 뜨듯한 공기 속에서
할아버지가 쉬고 계셨다.
근데 왜 그리 힘들어 보이시던지..
밀집 걱정 없는 곳인데도
간간히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싱그러운 풀내음을 깊이 들이키고 싶었지만
모두들 내 맘과 같으려니..싶어 참았다.
난 아직 사용해본 적이 없지만
서오릉의 간이 화장실도 아주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실은 정말이지 엄지척~!
나리 닮은 노란 꽃.
녹음에 지친 눈이 선녀를 만났다네.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난 이 길이 참 좋다.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후드득 쏟아지기 시작했다.
물안개는 점점 더 피어오르고..
제 세상을 만난 버섯은 꽃이 되고..
팔을 타고 흐르는 액체는 빗물인지 땀인지..
갈곳 몰라 헤매던 빗물은
어느새 제 길 찾아 흐르고,
작살나무는 꽃망울 톡, 톡.
밖에서 식사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요즘이지만
늘 붐볐던 음식점에 손님이 별로 없으니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맘이 좋지가 않았다.
점심은 펄펄 끓는 남원 추어탕으로 이열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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