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월25 (목)
코로나 제재가 완화된 후
재작년 삼척여행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강원도 여행을 하기로 계획했기에
속초와 강릉에 숙소를 정해놓고 이제나 저제나 떠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행날이 다가오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이다.
이걸 어째..
더군다나 내가 차를 가져가기로 했기에 먼저 뭐라 할 수도 없어서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어느 누구도 여행을 취소하자는 말이 없다.
어쨌거나 여행은 좋은 것이니~
그리하여 2박 3일 여정으로 강원도로 출발~!
내린천 휴게소에서 일행을 모두 만나
잠시 휴식하면서 하루 일정을 의논하고
우선 속초의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9시에 출발한 우리는 12시 반쯤 숙소에 도착하였다.
이번 여행은 8명이 두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가기로 했었는데
두 친구가 1박만 가능하게 되어
부득이 세 대의 차가 이동하게 되었다.
속초 델피노 리조트는
몇 해 전 속초 여행 때 잠시 들렀던 곳인데
이번에는 기분 좋게도 이곳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다.
숙소에 들어와 커튼을 젖히니
울산바위가 코 앞에서 까꿍~! 와우~~
눈 아래 펼쳐진 골프장도 여전히 아름다웠고~~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 간 영랑해안에서
드디어 그리던 동해바다와 마주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바닷바람이 무척 차가웠지만
가을 하늘을 닮은, 눈 시리도록 파란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날씨가 포근하다가도 어디만 가려면 왜 갑자기 추워지는지..
생선찜으로 유명한 이모네 집에서
가오리찜으로 점심 식사.
바다정원에 갔다가
고성 산불로 잿더미가 된 나폴리아가
새로 오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둘러보았는데..
엘비스 프레슬리는 기타가 부러진 것도 개의치 않고
여전히 부여잡고 있더라.
잿더미 속에서 건져 낸 조각들을
유물처럼 늘어놓은 모습을 보니
문득 폼페이가 생각나더라는..
이젠 다시 볼 수 없는 나폴리아의 옛 모습을 생각하며
삭막해진 주변을 둘러보는데
왠지 내 가슴 한켠이 서늘해졌다.
새롭게 태어난 나폴리아의 차가운 철제 건물이 영 눈에 설었다.
실내를 들여다 볼까 하다가
그냥 바다정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3년 전에 왔을 때는
바다정원이 가림막을 치고 한창 수리 중이어서
나폴리아로 갔었는데..
바다정원의 솔 숲.
실내에 사람이 많기도 했고,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의 호젓함이 좋아서
솔 숲의 야외 테이블에 모여 앉아 디저트 타임.
하지만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바닷바람이 점점 차갑게 느껴져서 결국엔 실내로 피신.
물치항에 들러 저녁에 먹을 회감을 사들고
숙소로 총총..
어둠이 내린 후
테라스에서 바라 본 밤 풍경.
저녁 식사 후,
밤 산책도 할겸 친구 셋과 밖으로 나갔다.
싸한 공기에 코가 아리고
더욱 거칠게 몰아치던 밤 바람..
찬기운에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그래도 상쾌한 느낌이 좋았다.
별이 총총 빛나던 강원도의 밤..
이렇게 강원도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