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7(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출을 보려고
숙소 뒷베란다로 나가 밖을 내다봤더니
잔잔한 동해바다 위로 구름띠가 두텁게 드리워져 있다.
어.. 아직도..
그럼 일출은 못 보는 건가.. 싶어
급, 아쉬운 마음이 들던 순간.
잠시 후,
혹시나 싶어 다시 뒷베란다로 나갔다가
두둥실 떠오른 태양과 눈부신 눈 맞춤.
오호라~~ 그러면 그렇지..
구름띠 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 저절로 기원의 마음이 되었다.
동해바다에 와서 일출을 못 보면 왠지 속상하거든..
속초의 델피노에서 1박만 하고 이리로 온 건
다음날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예약이 되어 있어서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었던 때문이었다.
할 수 없이 친구 남편 회사에서 직원 휴양처로 사용하는 아파트를
급히 알아보게 되었는데
마침 예약이 비어있었기에 다행히 숙박할 수 있었다.
이 또한 감사한 일..
저 너머에 안목 커피거리가 있다기에
아침을 먹고 산책도 할 겸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다가
바로 코앞이어도 시간이 걸릴 듯하여 차를 타고 나갔다.
도로가에 주차를 하고 바다를 따라 걷는데
바다를 가로지른 다리도 생경하고
바다 건너 보이는 안목 해변은 아무리 봐도 영 다른 모습이었다.
몇 년 새 이렇게 많이 달라졌나 싶어
놀라운 마음으로 주변을 살피며 걷다가..
뜻밖에도 강릉 바우길이라는 이정표를 보게 되었다.
어쩐지.. 헐~~
강릉 바우길은 총 17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연장 길이는 대략 230km이며
소요시간은 87시간이나 걸리는 트레킹 코스.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그래서 출렁출렁 넘치는 바다로 왔다.
잘 못 왔거나 말거나
우리들은 신나고..ㅋ
우리가 안목 커피거리로 알고 온 곳이
실은 반대편 쪽이었더라는.
우리는 그냥 길 따라 걸었다.
보석처럼 빛나는 윤슬이 아름다웠던 시간.
그럼 여기가 안목항인가.. 곰곰..
사진 찍을 때도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저 아름다운 풍경을 담기만 했으니..
이제야 바다 넘어 보이는 안목 커피마을.(사진의 오른쪽)
안목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그냥 산책한 것에 만족하고
차에게로 총총..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새로움이었다.
몇해 전, 안목해변에서 등대로 가면서 지나쳤던
낯익은 건물과 빨간 요트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