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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텃밭 이야기

여름 지옥에서 다육이 사수하기

by bigmama 2022. 8. 12.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여름은 다육이에게 최대 위기의 계절이라서

여름을 맞이할 때면 걱정부터 앞서게 되는데

올해 유난히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우리 집 다육이도 아픈 아이들이 여럿 생겼다.

 

 

 

 

초록색 융단 같던 금황성 잎에 검은 반점이 생겨서

처음엔 화상을 입은 줄로만 알았는데

병든 잎이 점점 늘어나길래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10여 년을 넘게 키웠어도 병치레 한번 없었던 금황성인데

곰팡이병이 생기다니

이게 뭔 일 이래니..

 

 

 

 

아차 싶은 마음에

주변에 있는 다육이 잎을 꼼꼼히 살펴보니

다른 다육이에게도 곰팡이병 증세가 보였다.

부랴부랴 화원으로 달려가 약을 사다가 분무해 주고

열심히 선풍기 바람을 쏘여 주었다.

 

 

 

 

에어컨 실외기에 있는 아이들은

아주 건강하다.

 

 

 

 

행여나 잦은 비에 무름병이 올까 봐

비가 오면 비닐 천막을 씌워주고

해가 나면 비닐을 걷어 주느라

손이 많이 가긴 했지만

그래도 건강한 모습을 보면 맘이 흐뭇~!

 

 

 

 

실내로 들어온 다육이들은

간간이 에어컨 바람을 쏘여서 그런지

무난한 모습이다.

 

 

 

 

                   따가운 햇살에 첼로가 화상을 입기도 했지만..

 

 

 

 

                     그 와중에 축전은 가족 불리기에 여념이 없으니

                     경사가 따로 없다.

 

 

 

 

아래층 다육이들도 무탈하게 여름 나기 중..

 

 

 

 

 

무름병이 무서워 물도 안 주고 굶겼던 살구 미인은

그 와중에도 키를 훌쩍 키웠다.

공중 습도라도 먹겠다고 잔뿌리를 잔뜩 뻗은 모습을 보면

너무도 애처롭지만..

그래도 아직은 안돼.. 미안해..!

 

 

 

 

이곳 창가 아이들도

비를 잘 피해 준 덕분에 무사하고,

 

 

 

 

이곳에 있는 다육이들은 햇빛을 충분히 쬐지 못해서

동글동글했던 청키 잎은 넙데데해지고

암팡지던 다육이도

모딜리아니의 목이 긴 여인 같은 모습이 되어간다.

 

 

 

 

 

                   립스틱은 예전의 날렵한 기상이 어디 갔는지..

                   이젠 아예 치마를 둘러 입었다.

 

 

 

 

지인이 보내주신 다육이들도 잘 지내고 있다.

많은 다육이를 정성껏 포장하여 보내주셔서

고마움을 넘어 미안한 마음이 더 컸기에

여름을 무사히 보낸 모습에 안도감이 들었다.

 

 

 

 

근데 퍼플 딜라이트에 곰팡이 병이 생겼다.

약을 쳐주어도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서

적심을 해놓고도 맘을 비웠는데

어느새 새로운 자구가 돋았다.

야호~~!

 

부족한 햇빛 때문에 웃자라거나

물을 못 먹어 홀쭉해지는 등,

지옥 같은 여름을 보내며 제 모습을 잃어버린 다육이들이 많지만

못생겨지는 게 대수더냐..

모두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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