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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설 연휴 힐링 코스 서오릉

by bigmama 2023. 1. 25.

설날 아침에 작은 아들과 셋이서 차례를 지내고,

큰아들 내외에게 영상통화로 새배를 받고,

친정 동생의 방문으로 부산했던 설날을 보내고

맞이한 설 연휴 첫날.

 

심신이 늘어져 자꾸 바닥으로 가라앉았지만

내일 다시 한파가 몰아칠 거라는 일기예보에 

나른함을 떨치고 일어나 서오릉 산책에 나섰다.

 

때 마침 설 연휴는 무료개방이라네.

소액이어도 무료는 왜 그리 기분이 좋은지..ㅎ

 

 

 

 

하이 임금님! 오랜만이야요~

연휴를 맞아 서오릉을 찾은 방문객들이 많으니

임금님도 겨울날의 지루함을 잠시나마 잊으셨을 듯..

참고로 명릉은 숙종의 릉이다.

 

 

 

 

제실도 개방되었는데

저번에 둘러본 적이 있어서 오늘은 그냥 통과.

 

 

 

 

서오릉의 제일 외곽에 자리한 희빈 장 씨의 묘소에도

따사로운 볕이 일렁거렸다.

 

 

 

 

장희빈 묘를 지나니 곧바로 나타난 하얀 눈 길.

어머, 웬일이래니~

 

 

 

 

이쪽 길이 응달이긴 하지만

어쩜.. 산책로만 하얗게 눈이 덮여 있는지..

 

 

 

 

산책로는 하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그늘 속에서도 눈부시게 빛났다.

눈은 똑같이 내렸을 텐데

눈 한점 남아있지 않은 뽀송한 숲을 보니 신기하게 느껴졌다.

 

 

 

 

잎 한 톨 남기지 않고 떨구어 낸 서어나무 숲도 마찬가지.

숲을 덮은 낙엽의 온기가

이토록 따사로운 힘이 있는 줄 몰랐다.

 

 

 

 

산책로가 양지쪽으로 접어들면서

하얀 눈 길은 끝났다.

소나무 사이를 비집고 스며들었을

한 줌 햇살의 존재감이 엄청나게 크게 느껴졌다.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공생은

모든 생명체가 역할로 산다는 걸 일깨우게 했다.

 

 

 

 

소나무의 담담한 모습에 친밀감이 느껴지고..

 

 

 

 

뽀송한 흙길은

금방이라도 봄이 불쑥 솟아오를 것만 같았다.

 

 

 

 

이곳은 숙종의 첫 번째 왕비인 인경왕후의 릉이다.

인경왕후는 11세에 왕세자빈이 되었고

숙종이 왕위에 오르자 왕비로 책봉되었는데

그만 천연두에 걸려 20세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세상의 온갖 영화를 누리던 옛날 왕비님보다도

서민인 우리네 삶의 질이 훨씬 높은 것 같으니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서오릉을 한 바퀴 걸으면 7천보쯤 된다.

 

 

 

 

서오릉 산책 후 주변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음의 여유와 생기를 되찾게 된 서오릉 산책은

힐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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