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료받는 날이라 병원에 들렀다 나가야 한다며 일찍 나간 남편이
전화를 했다.
혹시 병원에서 진료 날짜 바뀐다는 전화 받은 적 없어?
응? 아니~없었는데..왜 날짜가 바뀌었대?
그럼 혹시 자기에게 문자로라도 통보를 했을텐데...그러고 전화를 끊었는데...
잠시 후 다시금 결려온 전화 내용은 더 황당했다.
나 아무래도 알츠하이머 인가 봐...(이건 먼 소리??)
그러면서 전후사정을 이야기 하는데...
병원에서 연락받은 일이 없다고 했더니
병원측에서 날짜 변경일로 남편과 통화했던 녹음을 확인해 주었다는데
자기는 그 때까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 보니 무언가 일에 열중하다가 전화를 받긴 받은거 같은데
그 내용이 기억이 안나는데 그 전화였던 모양이라고...
약속 한 건이 미뤄진게 있는데 그 약속과 헷갈린 때문인 모양이라고 하면서도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아주 착잡하고 영 개운하지 않게 들렸다.
별거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걱정을 티나게 할 수도 없고 해서
에그~정신을 어디다 두고...이러면서 대충 통화를 끝냈는데..
요즘 우리 부부는 sbs의 "천일의 약속"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 드라마는 우연찮게 촬영 현장을 본 탓에
어떤 스토리의 드라마인지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젊은 아가씨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내용이었다.
스토리 전개보다는 알츠하이머의 진행상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주인공을 따라 자가진단?도 해보고 암기도 해보고,증상(?)을 대입해 가며
그러면서 느는건 걱정과 불안감이었는데...
술을 즐겨하여 필름 끊어지는 현상도 몇 번 경험한 전적때문에
노년의 치매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는 남편이기에
'기억안남'을 처음 경험한 오늘의 충격은 결코 작지 않았을 것이다.
에효~
이젠 깜박깜박 건망증이 많아져서
나이먹으며 생기는 자연스런 증상이라고 위안하면서도
치매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이 스멀스멀 생기고 있는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