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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설날을 보내고...

by bigmama 2012. 1. 24.

 

 

 

 

설날 아침.

그간 유학중이거나 군복무중이어서 설 차례에 참석치 못했던 큰아들이었는데

올 설에는 제 몫을 단단히 한다.

병풍을 내오고 상을 펴고 갱지깔고...

 

준비한 차례음식을 내어주니

두 아들이 상차림을 맡고 제기에 모양도 좋게 담아 정성껏 진설(陳設)을 한다.

어동육서,홍동백서,좌포우혜...

 

네식구가 시부모님 차례를 정성껏 지낸 후

아들에게 세배를 받으며 덕담도 주고 받고...

 

시누이가 많은 우리집이다 보니

정작 명절 차례는 우리식구끼리 오붓하게 모시고

시댁에 갔던 시누들이 들르는 오후부터 번거로워졌던 우리집 풍경이었는데...

덕분에 한동안은 명절 다음 날에야 친정에 가곤 했다.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몇 해 동안은

명절에 외로워할지도 모를 동생(남편)을 생각해서

부모님이 안계셔도 들르신다는 시누님들이었기에

맏며느리이자 외며느리인 내가 차마 친정에 가겠다고 말할 수 없었고

남편 역시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시누님인들 큰댁에 가서 차례지내고 온 후 피곤도 할텐데

차례도 끝낸 동생집에까지 들러보고 싶으셨겠는가..

동생을 생각하는 그 마음 백번 이해했고 고맙게 받아드렸다.

 

세월이 흘러

시조카들이 하나,둘 가정을 이루어 식솔들이 생기게 되니

그 손님 맞이해야 하느라

우리집에 들리시는게 자연히 뜸해지게 되었는데...

 

친정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난 후

친정이 없어진 내 여동생과, 시댁이 없어진 내 올케가

친정집안의 어른이 된 나를 찾으며 그들의 비워진 부분을 메꾸고 있으니

이젠 친정식구들을 맞이하느라 명절 오후가 내내 분주하다.

때론 친정엄마처럼,시어머니처럼...

 

 

 

분주한 설날도 지나가고

며칠만에 맞는 한가로움인지~

며칠동안 설준비하느라 애쓴 생각을 하면 허탈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다.

 

명절후 찌뿌드한 피곤은 늘 산행으로 풀었는데

날이 어찌나 추운지 그냥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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