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인연 이야기

by bigmama 2012. 2. 8.

 

 

 

입춘..이름값이었는지

며칠 푹했던 날씨가 다시 동장군의 등등한 기세에 밀려버리고...

왠지 더 추운 것 같은 이 느낌.

 

날이 추우니 외출하는 것도 뜨악한 마음이었는데

반가운 얼굴 만나서 점심먹으며 이야기 나누다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일행 중에 바쁜일이 있다고 일어서는 바람에 다들 일찍 헤어지긴 했지만...

 

 

 

 

오늘 모임에 갔더니 한 언니가

작년엔가 제주도 친구에게서 전해 받은건데 잊고 있었다며

예전에 제주도 여행가서 찍었던 사진을 건네준다.

 

제주도가 고향인 그 언니의 어릴적 친구가 제주도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었기에

우리의 가이드를 해주며 사진도 찍어주었는데

그 때의 사진들이었다.

 

한 십오년전쯤 되나...

나에게는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의 1박2일 일정의 첫 숙박여행이었다.

아이들이 중학생때여서 나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래도 워낙 서로가 아는 사이라서 남편의 혼쾌한 승낙이 있었는데,

 

가족을 떠나서 나만의 첫여행이라는 그 의미에 크게 고무되어

더 설레고 부푼 마음을 안고

아침 첫비행기를 타고 건너간 제주에서의 이틀이 얼마나 긴 시간으로 느껴지던지...

제주가 고향인 언니 덕분에 아주 알차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 모임은 아주 각별한 모임이다.

원래는 같은 아파트단지 주민들이었는데

우리 큰아이가 4살정도 되었을땐가...놀이터에서 만나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면서 

두루 여럿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친해졌다.

 

동갑도 있고, 어린 사람도 있고,언니뻘도 있었지만

다들 마음이 맞아서 자주 왕래도 하고 교류하며 몇 년을 지내다가

내가 강남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자 급기야 이 모임이 만들어졌는데

모임이 있어야 그나마 만날 수 있게 되는거라고...

햇수로 따져보니 만난지가 근25년이 된다.

 

그간

아이들 커나가는 이야기며 가족들 이야기,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배운것도 많았고 깨우치는 것도 많았는데...

나이 한 살이라도 더 많다는 건,연륜이라는 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지혜의 샘이었다.

에효~이야기가 길어지네...

 

 

 

한참을 사진 속 시간으로 돌아가 옛날 이야기를 하며 깔깔거리고 웃긴 했지만

이내 씁쓸한 마음이 되고 마는건 어쩔 수가 없었는데

사진속 얼굴들이 다들 탱탱하고 상큼하다.

나에게도 이렇게 이쁜(?)시절이 있었단 말이지...

흠..세월이 정말 무상타...

 

 

 

 

 

 

76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명의 친구  (0) 2012.03.15
남자 & 여자  (0) 2012.02.16
정월 대보름  (0) 2012.02.05
히치 하이킹  (0) 2012.01.31
설날을 보내고...  (0) 201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