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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삶(4)-다시 자연으로...

by bigmama 2012. 10. 23.

 

 

 

화로에 옮겨진 후 마침내 붉은 등이 켜지고...

소리없는 흐느낌 속에 눈물이 흐르는데...

고인과의 애틋함 때문만이 아니라

인생이란 것 자체를 생각하니 그저 눈물이 흘렀다.

 

가장 근접하게 죽음을 실감할 수 있는 이 곳.

삶과 죽음의 경계같은 이 곳,

이승과 저승의 문턱같은 이 곳에서

고인이 그렇게 자연화 되는 동안

살아있는 우리들은

지하 식당에서 뜨끈한 우거지 해장국과 설렁탕으로 허기를 채웠다.

 

무언가에 허기를 느낀다는 것,

이것이 살아있음과 그렇지 않음의 가장 기본적인 구분점이련가...

 

화로가 열리더니

하얀 유골 몇 조각으로 분한 삶의 마지막 흔적이 눈 앞에 나타나고

곧 이어 한 줌 재로 변해가는 것을 목격하면서

우리들은 침묵했다.

 

그리고

자연으로 되돌아 온 영혼을 두 팔 벌려 맞았다.

마침내 자연이 된 자유로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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