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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

인왕산에서 즐기는 설경

by bigmama 2012. 12. 31.

눈이 내렸으니 설경을 보러 가야지..

일요일 아침에 밖을 내다보니

어제 저녁 풍성하게 꽃을 피우던 그 많은 설화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앙상한 나목의 모습이어서 잠시 실망하긴 했지만.

 

휴일 산행코스는 서울시내를 두루 굽어볼 수 있는,

아담하면서도 전망좋은 인왕산으로 정했는데

작은 아들도 산에 가겠다고 나서길래

모처럼 셋이서 산을 올랐다.

 

큰아들은 2년간의 강원도 군복무로

겨울산,

특히 눈내린 겨울산은 아직도 보기도 싫단다..

 

한여름 무더위때나 한겨울 추위에도 산을 뛰다시피 오르내리며 훈련을 받은데다

특히 눈이 내리면 산길의 눈을 치우러 다녀야만 했었다고..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그 고통이 얼마만 했겠는지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그 기억이 언제쯤이면 희석이 될런지...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오르며...

 

 

 

 

 

 

 

인왕산 오르는 계단에 눈이 수북히 쌓여 있을 줄 알았는데

왠걸...정성스레 치워져 있다.

필시 군인 아저씨들이 이른 아침부터 수고를 했을 터...

순간 가슴이 짠..해서...

 

 

 

 

 

 

 

 

험했던 구간은 계단으로 정비되어 있었는데

오르기는 편하더라만 왠지...

 

 

 

 

 

북한산의 설경...근사합니다...

 

 

 

 

 

 

 

 

 

정상에 다다르니 설화가 만발~

 

 

 

 

 

 

 

 

 

 

 

 

 

 

 

인왕산 정상.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이 투명한 빛을 받아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세상이었다.

 

인왕산은 여느 다른 산과 달리

능선을 따라 가며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정상에 서면,

확트인 사방으로 서울 시내의 모습을 고스란히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라서

현실을 벗어나는 느낌 대신에

한치 올라서서 현실을 내려다 보며 관망하는 마음의 자세가 되는 그런 곳이다.

 

그런만큼

고즈넉한 느낌이라거나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겸허함을 느끼게 된다거나

혼자라는 고독감은 느끼지 못한다.

 

대신,

가슴을 활짝 열고 세상을 품어 안는 곳, 

세상을 내려다 보며 꿈을 꾸는 곳,

세상 속에 희망을 심는 곳,

확트인 전망때문에 드넓어진 시야로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곳...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아주 알맞은 산행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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