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가 휘휘 흩뿌려지더니 잠시 멈추긴 했는데
잔뜩 물을 머금은 무거운 하늘이
금방이라도 비를 우루루 쏟아 낼 기색이긴 하다.
심심하기도 하고...
CBS FM을 틀어 놓고 아무거나 책 한권을 빼들고 앉았는데
눈은 책에 가 있어도
음악에 더 귀를 기울이느라
글이 머리에 하나도 들어 오지 않는데
문득 귀에 익은 아주 반가운 음악이 흘러 나왔다..one summer night...
처녀때 한창 남편과 데이트하던 시절.
그때 논현동에 Jun이라는 pop restaurant 이 있었는데
레스토랑 중앙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고
피아니스트들이 나와서 감미로운 연주를 하며
때때로 손님들이 그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래도 부를 수 있었던 그런 곳이었다.
처음 갔을 때는 그저 남들의 노래만 들으며 즐겼는데
우리 남편이 어찌나 나보고도 노래를 불러 보라고 권하던지
손님이 별로 없는 어느 날 엉겁결에 떼밀려 나가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가슴이 떨리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다리도 떨리고 목소리도 떨리고...
그래도 피아니스트에게 신청곡으로 이 one summer night 의 반주를 부탁하며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ㅋ
아,,앵콜이 나오네.
그래서 "그때 그사람"을 다시 앵콜 송으로...
지금 생각해보니 참..용감했었네요..
그 뒤로 가끔 그곳엘 들르면
그 피아니스트는 여지없이 이 노래를 반주해 주며
나를 피아노 옆에 서게 만들었다.
그땐
아닌게 아니라 노래도 제법 잘했는데
지금은 목이 녹슬어서...
울 남편이 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더 뿅~하고 갔더랍니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고 보니 이 나이까지 살아오며
음악에 얽힌 추억들이 참 많으네요...
옛 노래를 들으며 옛날 일이 생각나서 끄적여 본 이야기.
ps;
아...실수했네...
난 이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우리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내가 노래한 곳은 이곳이 아니고
다른 곳이었다고 하네요.
JUN은 남편과 두세번 갔었는데
이곳에서는 하남석,채은옥 등 가수들만 노래를 했다고 합니다.
그곳도 그랜드 피아노가 정 중앙에 놓여 있었고
JUN과 분위기가 비슷한 곳이어서 제가 착각을 한 듯 합니다.
그저 따라만 다니다 보니...
에효...글을 이제와서 수정할 수도 없고...
어쨋거나 노래를 불렀다구요...이게 중요 포인트..ㅋ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개인 후의 산책길.. (0) | 2013.07.24 |
---|---|
힐링이란...감성치유... (0) | 2013.07.20 |
초복 맞이 (0) | 2013.07.14 |
농원 탐방 (0) | 2013.07.13 |
폭풍이 지나가고.. (0) | 2013.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