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에
산을 슬슬 오르다가
매미가 탈피한 흔적을 만났다.
긴긴 장마에도 잠시 잠시 비가 그칠 즈음이거나 햇살이 드러날 때면
영락없이 요란한 매미들의 합창이 시작되는데
그 매미들은 수년을 땅속에 있으면서 탈피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성충이 된 후에는
제 짝을 찾기 위해 그렇게도 밤낮없이 울부짖는다지.
그 성충의 일생도 겨우 몇 일..이던가.
매미의 일생을 알게 된 후
매미의 울음소리로 잠을 설치게 되어도
더이상 불평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여름을 더 여름답게 느끼게 해주는 그들의 울음소리가 소중하게 여겨졌는데
얼마나 숭고하고 귀한 그들의 삶이던가..
완전해진다는 건 자주 변화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변화만이 우리의 삶에 완전함을 가져다 준다고 하는데...
탈피를 반복함으로써 더욱 자신의 모습을 완성시켜가는 매미의 모습을 보니
그 말에 일면 수긍이 가지만
그래도 변화라는 건 두려움과 호기심의 대상.
오전에 내리던 비는 그치고 언뜻언뜻 해가 비치는 사이로
지금도 맴맴~ 맴맴..
요란한 매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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