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겨울비답지 않고 포근한 겨울비가 내리길래
드디어 봄이 오는구나 싶었는데
입춘을 하루 앞두고 한파가 몰려왔다.
오늘 바람은 어찌나 차갑고 까칠하던지...
그래도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는 것.
베란다의 천리향은 그새 꽃망울을 터트렸다.
며칠전에 꽃봉오리가 맺혀있는 것을 처음 발견하곤 어찌나 기뻤던지...
햇살에 실린 천리향의 은은한 향이 거실로 스며드니
언뜻언뜻 느껴지는 향기가 너무도 감미로워서
이내 더 깊이 느껴보고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천리향 내음을 맘껏 더듬어 보기도 했다.
머잖아 봄...
설레임속에 긴장되고 걱정되고..그러면서도 흐뭇한 봄소식은 또 있다.
큰아들의 결혼 이야기가 슬슬 진행되고 있는 중.
아마도 가을 무렵이면 며느리를 들일지도...
늘 아이처럼만 생각되던 아들이
이제 제 둥지를 틀 때가 되었구나 싶으니
흐뭇하면서도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한편 착잡하기도 하고..
새식구를 맞을 생각에 설레임도 크지만
이제야 진짜 어른이 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어깨가 무거워지고
괜시리 옷매무새도 둘러보게 되고 마음도 가다듬게 된다.
어른..
그저 나이가 많아서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닌,
세월을 살아내면서 부대끼고 느끼고 체험한 경험으로
비로서 이성적인 자세를 가질 때,
그런 모습이 어른에 가까워지는건가...?
에효...
마냥 좋지만은 않은 어른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