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절정인 요즘
집안의 행사를 치르고 났더니
온몸의 기운이 차악 내려 앉는 느낌이다.
지난 주에 있었던 큰 아들 생일.
예비며느리와 함께 식사를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당일날 갑자기 우환이 생겨서
저녁식사는 뒤로 연기해야만 했다.
늘상 그랬듯이
생일날 아침 식탁엔 미역국과 갈비찜 나물류 등으로 간단하게 차려내어
함께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그래도
내 손으로 챙겨주는 마지막 생일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싸~하고 그 느낌이 예년과는 다르더라.
곁을 내어준다는 것,
참 홀가분하면서도 서운한 건 어쩔 수가 없네...
며칠 전 예비며느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이미 며느리요,시어머니인 우리 사이.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를
별 어려움없이 편안하게 주고받는 대화는
이미 우리가 한가족임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어제는 시부님 기일.
복중에 치르는 기일이라서
고생스럽기도 하지만
핏줄의 끈끈함을 세삼 느끼며 가족을 결속시키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니..
정성껏 차려내어 그 예를 다했다.
어쨋거나,
모든 행사를 끝내고 나니 홀가분하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점점 집안 행사가 알게 모르게 부담이 되니
이처럼 나이들었음을 확실하게 증명해 주는 것이 어디 또 있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