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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218

교외선 일영역에서 지난여름, 일영역 부근을 산책하며 보았던 풍경. 넓지 않은 논에는 싱그러운 녹색의 벼가 쑥쑥 자라고 있었다. 철도 운행이 중단된 교외선 철길은 풀이 쑥쑥 자라 있었고, 잡초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철길은 아득한 그리움이었다. 오른쪽으로 붉은 지붕의 조촐한 일영역이 보인다. 지금은 폐역이 되어 온기 없는 모습이지만 예전에는 일영유원지로 인해 행락객이 많이 찾던 역이었다. 학창 시절에 친구와 셋이서 신촌역에서 교외선을 타고 송추에 갔던 기억! 그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개망초의 해맑은 얼굴 위로 친구들의 얼굴이 아른거리기도 했다. 옥수수가 한창 꽃을 피우던 지난여름 어느 날, 7월의 강렬한 햇빛이 눈부신 듯 해바라기도 살며시 고개를 숙였더랬지. 깊어가는 가을에 다시 찾은 일영역. 초록빛이 싱그럽던 벼는 쑥쑥 자.. 2022. 10. 28.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 시내에 나간 길에 잠시 들렀던 조계사는 국화향기가 만발이었다. 국화꽃 만발한 보리수 밑에서 수행 중인 싣달타. 토피어리로 만든 십이지상. 행여나 작품이 망가질세라 조심스러웠던 손길을 보았다. 아름다운 모습 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성스러운 손길이 있다는 걸..!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먼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국화만 보면 되뇌이게 되는 시..ㅎ 경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작품들로 꾸며져 있어서 테마공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계사의 분위기가 신기한 듯 이곳저곳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 2022. 10. 20.
경복궁 雨中 산책 광화문 광장을 뒤로 하고 경복궁에 가기 위해 경복궁 돌담길을 걸었다. 대통령이 청와대에 거할 때는 이 도로를 지날 때마다 경찰이 차를 세우고 어디 가시느냐고 늘 물었다. 자꾸 똑같은 일이 반복되니 나도 배짱이 생겼던지 어느 날인가 또 물어보길래 "집에 가요~"했더니 싱긋 웃던 미남 경찰..ㅎ 참..이젠 다 추억 속 이야기가 되었다. 경복궁의 서쪽 궁문인 영추문을 통해 경복궁에 입장~! 가을이 깊어지길 재촉이라도 하듯 비가 촉촉하게 내리던 날 경복궁을 찾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경회루 반영이 비에 젖어 흔들리고 고즈넉한 궁궐의 호젓함이 온 몸을 감싸안던 날. 경회루는 왕과 왕비의 후원이라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외국 사신이 왔을 때 연회를 베푸는 등 국가적인 행사에만 사용하던 장소여서 아무나 드나들 수 없.. 2022. 10. 12.
인왕산 코스모스 길 친구가 안내한 곳은 한양 성벽으로 올라가는 인왕산 입구였다. 가끔 인왕산을 산행하고 이 길로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 가을이 되면 코스모스 꽃길이 되는 걸 미처 몰랐다. 설레는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며 언제쯤 코스모스를 만나려나 기대감 뿜 뿜..! 와우~~ 드디어 코스모스를 만났다. 성벽 아래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밭! 코스코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코스모스를 보며 걸으니 노래가 절로 나오고~ 좋아 죽는 애 어른이들..ㅋ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코스모스 꽃길이 끝나면서 인왕 스카이웨이가 펼쳐진다. 황금 호랑이가 길목을 지키고 있는 인왕 스카이웨이. 이 길도 참 오.. 2022. 9. 28.
성곡미술관 조각공원 친구들과 인왕산 코스코스 꽃길을 걷기로 한 날. 경복궁역에서 친구들을 만나 산책하기 전에 점심을 먹고 성곡미술관 조각공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는데.. 조각공원으로 가는 길..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막상 가까이 가보니 조각공원 카페는 휴점 상태였다. 예전엔 음료비가 포함된 5천원의 입장료를 내야했는데 카페 휴업으로 인해 무료 개방한 것 같았다. 어쩐지 입구가 한산하다 했다. 조각공원은 조용히 가을빛이 물들고 있었다. 온 김에 공원이라도 둘러보고 가야 덜 서운할테니.. 운치있는 공원 뒤뜰 산책로를 걷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 본 카페는 먼지만 켜켜이 쌓여있어서 아름다운 야외 풍경과 어울리지 않게 을씨년스러웠다. 조각공원의 아름다움은 여전했지만 카페를 찾아 온 우리에게는 왠지 앙.. 2022. 9. 26.
New 광화문 광장 광화문 광장이 새롭게 개장된 이후에도 차 타고 지나다니며 구경만 하다가 광화문 부근에 볼일이 있어 나간 길에 비로소 광장을 둘러보게 되었다. 광화문 앞은 아직도 월대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광화문 대로로 나가면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설치된 LED 전광판의 현란한 영상이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박물관은 19세기 말부터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국립 근현대사 박물관이다. 입장료가 무료인데도 아직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다는. 차가 지나다니던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는 녹음이 무성한 공원이 되었다. 커다란 화분에 심긴 나무가 가로수를 대신하고, 광장 공사를 하다 발견한 유적은 그대로 보존. 햇빛 한 줄기도 가릴 곳 없던 광장에 나무와 꽃을 심어 놓고 벤치도 군데군데 놓아두니 살랑살랑.. 2022.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