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땡볕때문에
지열이 확확 느껴지는 어느 날 오후에.
도로는 빛에 반사되어 아예 흰 색으로 나온 이 사진.
잠시 들른 공원 한 귀퉁이에서는
바짝 오그라든 야채 몇 묶음을 도로에 내어놓은 채
뜨거운 햇살에 온 몸을 내맡긴 채로 계시는.
할머니는 주무시는건지 어쩐지
그저 고요하시기만 했다.
아주 지친 모습.
가만히 다가가 들여다 본 좌판에는
강한 햇살에 시들어 빠진 상추가 몇 무더기 널려 있었다.
에혀~
빛이라도 좀 가려 놓으시지 원~
정성껏 텃밭에서 따셨을텐데..
이미...곱고 싱싱한 모습을 잃은지 오래더라.
차마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서
시든 상치 두 무더기를 사긴 했는데....
할머니도 나도
어줍잖은 마음임을 아는지라
어설픈 미소만 주고 받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