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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정 나누기

by bigmama 2009. 6. 9.

 

 

 

 

 

 

 

 

며칠 전에 남편과 함께 가볍게 산책하다가

비교적 전망좋은 곳에 마련된 벤취가 있어서
잠시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는데
옆 벤취에 다정하게 앉아 대화를 나누시는 어르신들을 보게 되었다.

 

할머니는 육십대 후반쯤 되어 보이시고
할아버지는 칠순이 조금 넘기신 듯 보였는데
깔끔한 옷차림새가 산책나온 모습과는 조금 동떨어지긴 했으나..
얼굴 가득 해맑은 미소로 가득하더라.

 

젊잖은 할아버지와 다소곳한 할머니.
대화 내용을 들으며 부부가 아니란 걸 알았다.
담배 안피우세요? 라는 할머니 물음에
담배에 관한 지난 세월을 정성껏 설명하시느라 애쓰는 할아버지.

 

이런 저런 각자의 지난 세월들을 주거니 받거니 나누는
두 분의 표정이 얼마나 행복한 표정이던지
그 모습을 본 우리 부부도 덩달아 마주보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아무래도 옆 자리의 우리에게 조금 신경을 쓰시던 눈치였지만
나에겐 어르신들의 데이트가 흥미로워 보였고
대화 내용도 궁금하고 괜한 세속적인 호기심이 일었으나
남편이 눈짓을 하길래 자리를 비키느라 얼마 안되어 그 곁을 떴다.

 

나이를 먹을수록 가장 견디기 어려운게 외로운 것이라고 하더라.
외로움이 지나치면 치매로 발병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 중에
다정한 친구(배우자 포함)야 말로 살아가는 기쁨이며
때로는 위안이 되고
때로는 슬픔과 고통까지도 함께 해주는 소중한 존재 아니던가?

 

그런 다정한 친구와 함께 할 때 무한히 행복해지는 마음이나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때 생기는 뇌의 변화는
과학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는 이 시대에 사는 우리로서는


사람이 정을 나누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더불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 것인지
세삼 논할 필요도 없을듯 싶다.

 

 

친구에게는 더욱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 할터인데...
남편에게는 행복해서 마구 마구 엔돌핀이 솟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터인데...

 

 

두 분의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보아서 였을까?
예전과 다르게,
아름다운 사랑 엮어가시길 바라는 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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